일본에서 일어난 '조용한 혁명, 원전반대데모'는 트위터,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었고, 그 중심에는 배우 야마모토 타로 씨가 있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로 인해, 원전반대를 외치는 데모가 일본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번달 10일에는 도쿄 고엔지 주변에서 '고엔지, 원전스톱'이라는 타이틀의 데모가 일어났고, 주최측 발표에 따르면 이 데모에는 1만 5천명이 참가했다.
인터넷, 트위터상에서도 이 데모는 화제가 되었다. 내가 아는 친구들도 고엔지 데모에 참가했고, 데모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악기를 가져온 사람들도 있어, 재일동포 친구 한 명은 "장구를 가져갈 걸 그랬어"라고 말할 정도였다.
동영상 공유서비스 유스트림에서도 이 데모는 생중계되어 1만 명 이상이 재생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배우 야마모토 타로(36) 씨가 전날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번 데모에 참가하겠다고 표명해 화제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연예계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야마모토 씨도 데모참가를 밝히자 "너는 일본 국민도 아니다. 일본을 떠나라"라고 협박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데모에 참가한 야마모토 씨는 트위터를 통해 "이미 데모행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제 앞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거나 변장을 하고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걱정했던 긴장감은 전혀 없습니다.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보행자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신경써 주고 있습니다. 친절한 퍼레이드입니다"라고 첫 데모 소감을 밝혔다.
16일에는 원전반대를 외치는 데모가 오사카 나카노시마 공원에서 일어났다. 메인스트리트의 미도스지를 남하하여 난바까지 데모 행진은 이어졌다. 주최자발표에 따르면, 이 데모에는 3500명이 모였다.
이날 데모에는 나도 취재를 겸해 참가했다. 집회 개시 직전에는 울트라맨 가면을 쓴 단체를 발견하고 말을 걸어보았다. 데모 전날인 15일 야마모토 씨는 트위터에 "울트라맨 친구들도 참가! 4월 16일 오사카 나카노시마공원에서 3시 반부터 원전반대집회, 4시 10분부터는 미도스지 데모가 있습니다"라고 참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내가 "야마모토 타로 씨입니까?" 말을 걸자, 상대편은 "아니요. 저는 울트라맨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목소리는 텔레비전에서 종종 듣던 목소리였다. 아마도 야마모토 씨는 배우가 아닌 울트라맨으로 이번 데모에 참가한 듯 하다.
취재를 겸해 왔으니, 뭔가 한 말씀부탁드린다고 청하자 "울트라맨입니다. 저희들은 지구의위기가 닥칠 때마다 달려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인간이 자연에 없는 물건을 만들어 이런 참사를 당했군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까 울트라맨은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일본인 모두 하나가 되어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은 m78성운에서 지켜볼 뿐"이라며 유머가득한 코멘트를 남겨주었다.
그 후 야마모토 씨는 주변인들과 함께 데모에 참가하여 마지막까지 걸었다. "원전은 필요없다", "아이들을 지켜라", "채소를 먹고 싶다", "물을 마시고 싶다" 등 밝고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그를 보며 주변인들도 힘을 내고 있었다.
다음날인 17일에는 교토 산조오하시 부근 가모카와가센시키에서 원전반대를 테마로 하는 집회 '원전은 더이상 안돼! 4.17 가모카와 오부로시키'가 열려, 야마모토 씨는 이 곳에도 참가했다.
사실 나는 야마모토 타로라는 배우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원전반대 데모를 계기로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후쿠시마 원전 피해상황은 앞으로 어떤 전개를 맞을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지금 상황에서 그 누구도 간단하게 원전건설 찬비를 가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원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이다.
이번 기회로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관심을 가지게 해 준 사람. 연예인이란 자기 틀에 갇혀있지 않은 올곧은 일본인 배우 야마모토 씨를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오사카 데모에 울트라맨으로 참가한 배우 야마모토 타로 ©이신혜 씨 촬영 | |
참고: 야마모토 씨는 효고현 다카라즈카시 출신. 2000년 영화 '배틀로얄'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3인을 연기했고, 2002년에는 양석일 감독 원작인 재일한국인 2세를 테마로 한 한일합동제작영화 '밤을 걸고'의 주연 김의부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독도는 한국에 줘라"라고 말해 일본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3월23일 추성훈 선수가 시작한 도쿄 신주쿠역앞 재해모금운동에도 참가하고 있다.
▲ 일본 "박찬호 인격 일품이네요"
▲간 수상, "일본 일부지역 제외 안전하다" ▲지진 핑계로 퇴직권유, 쫓겨나는 사람들 ▲동방신기 3인- 2인, 같은 날 일본서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