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의 피난생활에 지친 피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고 28일자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특히 지역에 따라 의식주 차이가 심해 지원물자를 풍부하게 제공받지 못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의 한 피난소. 이들이 집을 나와 피난생활한 것은 약 2주간. 27일 이른 아침, 약 200여 명의 피난민들이 된장국, 팩형태의 소고기덮밥, 카레 등을 모아놓고 식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전자렌지 앞에는 밥을 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정리담당자 고노요시노부(61세)씨는 "현재 지원물품이 충분해 문제없다."고 말했다. 아오바구의 한 피난소에서도 1일 3식이 제공됐다. 한 피난민은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주는 된장국을 먹으면 정말로 따뜻해진다."고 웃으며 말했다고 한다.
약 550명의 몸을 맡기고 있는 이와테현 오오츠지 마을의 한 고등학교 피난소에서도 1일 3식을 제공하고 있다. 속옷이 부족하긴 하지만, 옷, 모포를 충분히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의료진도 상주해 있다. 어업종사자 사와다테 마사미(61세)씨는 "사치를 말하면 벌받는다."며 이 정도도 감지덕지라고 말했다.
약 1,500명이 생활하는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 마을의 피난소에서는, 자위대가 준비한 목욕탕에 매일 들어간다. 이곳 한 피난민은 "무리한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 충분히 살 수 있다."며 전국의 지원에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피해지역 피난소가 모두 그렇게 풍족하게 지내는 것만은 아니다. 1천명여 명의 피난민이 생활하고 있는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가즈마초등학교에서는, 대지진 이 후 며칠동안 식료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현재는 생리용품 등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식량 보급은 충분치 않은 상태다. 기무라 미즈오씨(44세)에 의하면 "식사는 하루 두번으로 주먹밥이나 빵이 나온다. 손자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영양부족이 될까 걱정된다."고 한다.
무직 기무라 노보루(70세)씨도 "다른 피난소에서는 하루 3끼를 준다고 들었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시노마키시 중심부로부터 산을 끼고 있는 오가츠마을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외부와 완전히 고립됐던 이 마을 주민들은 주운 생선과 통조림을 나눠서 먹었다. 최근에야 자위대로부터 지원물자가 들어 오게 됐지만, 제대로 씻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진 이후 목욕을 한 것은 단 한번뿐이라고 한다.
쓰나미에 직장과 집이 모두 휩쓸려 떠내려간 이마노 난코(53세)씨는 "여기서 더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약 20여 명의 몸을 맡기고 있는 이와테현 가마이시시 토니에기초의 소방센터 피난소에서는, 의류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마을 부회장 아베 츠토무(59세)가 "지원물자 중에서 의류는 대부분 상의로 속옷이나 하의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어머니(85세)와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주부(61세)는, "순회하는 의사로부터 며칠간의 약밖에 받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이렇듯 피해지역 피난소에는 지원물자의 많고 적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루 세끼 온전히 찾아먹고 상주하는 의료진까지 있는 피난소의 피난민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 딱 한번밖에 목욕을 하지 못하고 식사도 두끼밖에 못먹고 있는 극빈의 피난민도 있다.
결국 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영양실조를 걱정해야 하는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원물자 보급에 따라 피난소도 빈부차이를 현저하게 드러내고 있어, 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피난민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