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하는 대지진의 영향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본 프로야구 개막일 결정이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모두 4월 12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24일, 일본야구기구 npb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3월 25일에서 29일로 변경되었던 센트럴리그 개막을 퍼시픽리그 개막에 맞춰 4월 12일로 재연기하기로 했다. 공식 결정은 26일에 열리는 구단주 회의를 통해서 내려진다.
야구 개막일 결정이 이토록 난항을 겪은 것은 다름아닌 전력소비량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도호쿠전력 및 후쿠시마 원전 문제로 도쿄 등 관동지방에 전력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일반가정 400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도쿄돔 경기가 과연 옳은가'에 대해 정부는 물론, 야구선수들, 야구팬에 이르기까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센트럴리그가 낮경기보다 훨씬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하는 야간경기를 고집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은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며 절전하고 있는데, 야구 경기를 하는 것도 모자라 전력 소모량이 많은 야간경기를 치루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한차례 개막일을 29일로 미뤘을 때도, '4월 3일까지 야간경기를 자숙하겠다'고 밝혔을 뿐, 그 이후에는 야간경기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었다.
센트럴 리그 측의 이같은 결정에 선수협회가 반발하는 등 트러블이 계속됐고, 렌호 절전개발담당상은 센트럴리그가 절전에 협력하길 바란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은 말할 것도 없다.
도대체, 이렇게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센트럴리그가 빠른 개막과 야간경기를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경영평론가 사카이 야스유키 씨는 니혼 tv 뉴스제로를 통해 그 배경을 밝혔다.
"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적자산업. 야간경기를 하지 않으면 일하는 샐러리맨, 학생 등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 관객수가 줄면 당연히 적자폭이 커지고, 이 때문에 야간경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구단주들의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팽팽한 주장을 펼치던 센트럴리그는 한발 물러났다. 퍼시픽리그와 함께 4월 12일 개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개막일 결정으로 프로야구팬들도 이제 한숨 돌렸다. 문제가 됐던 야간경기도 4월에는 치루지 않겠다고 센트럴 리그 측은 발표했다. 또한, 3시간 30분을 넘기는 연장경기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한편, 이번 3.11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경제적 손실은 약 19조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