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요? 근짱(장근석) 보러왔죠"
리틀 욘사마라고 불리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근석의 새 영화 제작 발표에 일본 전국 방방곡곡에서 3000명의 팬들이 이바라키에 모여들었다.
3일 오후, 지난해 개항한 수도권 세번째 공항, 이바라키에서 한국영화 '너는 펫'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영화 주인공을 맡은 김하늘과 장근석, 그리고 조역을 맡은 ft 아일랜드의 최종훈, 김병곤 감독 등이 직접 이바라키 공항을 찾아 일본팬들을 맞이했다.
영화는 인기 일본 만화 '너는 펫'이 원작으로, 2003년 코유키, 마츠모토 준이 출연하여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 공허하고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연상의 미녀 집에 한마리 귀여운 강아지 같은 연하남이 들어오면서, 동거의 조건으로 애완동물이 되어줄 것을 제안받는다는 이야기다.
원작이나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기작인지라, 영화 제작설이 떠돌자 마자 인터넷에서는 가상 캐스팅이 떠돌아다닐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누리꾼 가상 캐스팅에서도 종종 회자되던 장근석이, 실제 영화에서 애완동물 연하남으로 캐스팅 되고, 완벽한 연상녀 역에 김하늘이 확정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기대는 한국 팬 뿐만이 아니다.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장근석은 요즘 일본에서 어린 배용준급 인기라고 일컬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주인공 김하늘 역시 '피아노', '로망스', '온에어' 등의 드라마와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으로 일본에 잘 알려진 여배우 중 한 명이다. 게다가 영화는 도쿄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이바라키 현에서 로케 촬영을 예정하고 있어 제작 전부터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검증된 인기작에 화제의 캐스팅인 만큼, 제작발표회 규모도 남달랐다. 영화 제작발표회로는 드물게 해외에서, 그것도 3000명의 팬들 앞에서 진행되었다. 팬들은 사전에 너는 펫 제작발표회 투어 상품을 신청하고, 그 중에서 추첨을 통해 3000명이 당첨되었다. 도쿄 출발에 왕복 버스와 도시락, 제작발표회 관람권을 포함하여 티켓이 9800엔에 판매되었다.
평일 오후, 지방에서 이루어진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3000석의 관객석은 빈틈없이 메워졌다. 90% 이상이 여성 팬들로, 연령대는 10대에서 50대 정도까지 다양했다. 그 중 많은 수는 장근석의 팬들. 장근석 이름이 적힌 응원도구를 들고 들썩거리는 팬들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었다.
장근석 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나 친분을 다졌다는 20~30대 여성팬들은 회사를 쉬고,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이벤트에 참가했다. 그녀들은 "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보고 반했다. 다른 한류스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장근석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마츠모토 준 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는 펫'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현했다.
사이타마에서 온 두 명의 장근석 일본 팬클럽 회원 여성은
"장근석의 매력은 목소리. 물론 외모도 너무 좋다. 베토벤 바이러스 등 장근석의 다른 작품도 많이 봤지만,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미남이시네요'였다. 처음에는 이상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보면 볼수록 묘하게 빠져들어 매료되었다. 오늘은 특별히 직장을 쉬고 왔다"고 말했다.
그녀들은 장근석으로 인해 한국어와 한국 여행에도 관심이 생겼다며 한글 연습 노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공중파 낮시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장근석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진 듯 보였다. 보통 드라마 팬들은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선호했지만, 이벤트장에는 금발로 염색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도 다수 보일만큼 팬 층이 젊었다.
팬미팅이나 라이브 공연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영화 제작발표회 자체가 투어 상품이 될 만큼 장근석은 엄청난 티켓 파워와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제작발표회에서 장근석은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깜찍한 표정을 선보이며 이바라키까지 온 누나 팬들의 피로를 눈 녹듯이 녹여주었다. 영화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누군가의 애완동물이 되어보는 것이 재밌을 것 같았다"며
"저는 여러분들의 펫(애완동물)이 되고 싶어요"라고 일본어로 깜짝 발표, 3000명의 팬들이 '꺄~' 환호를 질렀다.
'근짱~(장근석의 일본 애칭)'을 외치며 손을 흔드는 팬들을 향해 키스를 날리고, 각종 코믹 포즈를 선보이는 등 장근석의 풍부한 팬서비스에 팬들은 환호 연발이었다.
제작발표 후에는 스포츠카를 타고 이벤트장을 한바퀴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서프라이즈 코너가 마련되어, 매서운 겨울바람 야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벤트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영화는 오는 5월 이바라키에서 촬영을 시작하고 로케지 투어, 팬들의 엑스트라 출연을 도모하는 등 일본 팬들과 한층 가까운 제작환경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최 측에서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