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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 살인 재판 "그 곳에 진실은 없었다"
[칼럼] 아키하바라 무차별살인 재판장에 가다
 
시부이 테츠야
2008년 6월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가토 도모히로 피고(28)의 재판이 지난 2월 9일 열렸습니다. 가토 피고는 "유족이나 피해자 분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사죄, 변호인 측은 사형판결만은 면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판결은 3월 24일에 나옵니다.

기소장에 따르면, 가토 피고는 2008년 6월 8일 오후 12시 33분 경, 도쿄 아키하바라 보행자천국 교차점에서 2톤 트럭으로 5명의 무고한 시민을 들이받았습니다. 그 중 3명은 사망. 트럭에서 내린 가토 피고는 서바이벌 나이프를 이용해 현장에 있던 4명을 살해했습니다. 8명은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기본적인 사건사실에 대해서는 논쟁이 일지 않았습니다. 최대쟁점은 가토 피고의 책임능력입니다. 검찰 측은 "가토는 완벽히 책임능력이 있다"고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뭔가의 정신장애 영향으로 심신소실 혹은 심신쇄약 상태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1월 25일 논고에서는 검찰 측이 기소전 정신감정에서 '완전한 책임능력이 있음'이라는 판정을 전제로 가토 피고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반면, 변호인측에서는 기억의 일부가 결여되어 있는 점을 강조하며 '해리성건망상태'라고 주장, 정상적인 정신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살해목적이 아니었고, 계획성이 없었으며, 금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장합니다. 평생 책임의 중요함을 깨닫고 반성해야한다며 종신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검찰과 변호인이 대립하는 이유는 사건을 일으킨 동기에 대해 서로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검찰 측은 "피고는 노동상태가 불안정하고,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었다. 이성친구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글을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에 투고했다. 자신의 유일한 쉼터였던 그 곳에서 가짜 취급을 당하고 이지메를 당하자 '내 존재가 죽어버렸다'고 느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가토 피고가 가짜 취급을 당하거나 이지메를 당하면서 이런 짓을 그만두게 할 목적으로 살인예고 글을 게시하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정말 살인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토 피고에게 게시판이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그 곳에서 이지메를 당하는 것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합니다. 
 
계속된 이지메에 살인예고문을 올리고 사이트 관리자에게도 메일을 보냈지만 무시당하자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변호인 측은 고용의 불안정, 외모 컴플렉스가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검찰 측을 비판했습니다.

가토 피고는 최종진술에서 재판장이 "서서 하시겠습니까? 앉아서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서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지금 저는 사건을 일으키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유족과 피해자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간단히 말했습니다.

최종변론을 마치고 30분 휴정 후 재판장은 피고에게 다시 한 번 "하시고 싶은 말씀은 그것 뿐입니까"라고 재차 물었지만 가토 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가토 피고의 마지막 말이 될 지 몰라 주목하고 있었지만, 피고의 마지막 진술은 1분도 되지 않아 끝났습니다.

저는 피고와 마찬가지로 채팅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의존한 적이 있습니다. 이 감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존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이 달리고, 게시판이 활발해지는 것은 게시판지기로서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댓글을 원한다면 반응이 있을만한 소재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토 피고에게는 유소년기부터 이런 인간관계 만들기가 잘 맞았는지도 모릅니다.

 
이 공판을 몇 번이나 방청했던 여성(31)은 가토 피고에게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었습니다. "저는 서른 살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죽어버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키하바라 사건이 일어난 후 가토 피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현재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의 불안이나 고독감, 인생의 괴로움과 사건은 별개라고 말하고 있는 가토 피고를 보면서 "그의 말에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공판을 통해서 유족이나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저 자신도 "진실성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토 피고는 사건 직전부터 체포되기까지 일부 기억을 잃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사건을 일으킬 정도의 스트레스 원인이 겨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의 비난과 이지메 뿐일까요. 불안정한 고용이나 장래에의 불안은 정말 아무 관계 없었을까요?
 
그 해답이 가토 피고의 최종 진술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될 것인가 지켜봤지만, 최종진술은 1분도 안 되어 끝나버렸습니다. 기대가 어긋났습니다. 가토 피고는 이미 체념 상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아키하바라 사건, 시부이 테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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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2/15 [13:0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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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이 테츠야(39, 渋井哲也)


1969년 10월생.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도요(東洋)대학 법학부 졸업후, 나가노(長野) 일보에 입사(98년 퇴사).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집단 자살, 소년범죄, 젠더, 이지메, 성매매, 폭력, 인터넷 중독등이 주요 테마.


"인터넷 중독을 조심하라"(전3권), "절대약자", "웹 연애", "내일 자살하지 않겠어요?"등 약 20여권의 논픽션을 저술했으며,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의 Bar HANA라는 원샷바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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