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점 대학생 취업률이 68.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일본에서는 끝모를 '취업 빙하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취업 활동 시 조금이라도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남학생들 사이에 '화장'이 유행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전했다. 이 신문은 도시샤(同志社)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한 남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며 화장 열풍을 소개했다. 이 남학생은 지난해 12월 친구로부터 취업용 사진을 찍어준다는 '메이크업 사진관'을 소개받아 오사카시 기타구에 위치한 한 사진관을 찾았다. 그가 선택한 코스는 헤어 셋팅과 메이크업, 디지털 인물보정을 합친 9500엔의 촬영 플랜. '밝고 상쾌한 느낌'을 원하는 그를 위해 담당 미용사는 얇았던 눈썹을 새로 그려 인상을 강하게 만든 후, 뺨에 다홍색 파우더를 발라 얼굴에 입체감을 연출했다. 수트에 어울리도록 머리카락은 짧게 잘랐다. 촬영 후 디지털 보정까지 마친 사진을 보자 그의 얼굴이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취업 활동에 탄력이 붙을 것 같다"라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이 사진관이 남성 취업활동생을 대상으로 한 화장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7년 전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해마다 이용자는 증가해 지난해 이용자 약 1만명 중 25%가 남학생이었다. 특히 올해 취업 시즌은 작년 12월부터 예약이 몰려 매일 약 180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관 관계자는 "취업 빙하기에 위기감을 느낀 학생들의 수요가 늘고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쿄도 분쿄구(文京区)에 위치한 한 사진관도 지난해 12월 상순부터 예약 만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곳에는 매일 약 40~50명의 취업활동생이 방문하고 있으며, 그 중 30%가 남학생이다. 이는 지난해 시즌보다 약 10%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 연말 도쿄도내 5개 대학에서 남성 취업활동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개최해 호평받기도 했다. 약 100여명이 참가한 세미나에서는 참가 학생을 모델로 수트에 맞는 머리 스타일과 눈썹 손질법, 수염 손질법 등을 전수했다. 한편, 화장하는 남학생에 대해 채용하는 회사 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일본 대학생 취업 희망 기업에서 매해 상위에 오르는 '스미토모 상사'의 채용 담당자는, 신문의 취재에 "이력서 사진만으로 판단할 일은 없다. 외관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면접에서의 인상을 중요시한다"며 이력서 사진에 공을 들이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생 취업을 담당하는 인재 컨설턴트 회사의 한 담당자는 "최근에는 기업의 서류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남성이라도 이력서에 좋은 사진을 넣지 않으면, 채용 담당자가 선입관을 가질 수 있다. 서류 심사 통과를 위해서라도 사진은 중요하다"며 옹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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