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들은 왜 하나도 안 파인 옷을 입고서도 손을 가슴에 얹고 인사하는거야?"
어느 날인가 일본 기자가 물었다. 노출이 심한 옷이든, 심하지 않은 옷이든 습관적으로 가슴쪽을 누르듯 인사하는 한국 여자 스타들이 신기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느 새부턴가 한국에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행여 속살이라도 보일까 혹은 속옷이 노출될까 신경쓰는 매너이지만, 일본 기자 말처럼 노출이 전혀 없는 옷을 입고서도 손을 얹는 것을 보면 '이상해보일 수도 있겠다'싶다. 게다가 일본에는 독특한 '판치라(パンチラ) 문화'가 있다. 판치라라는 것은 '팬티가 살짝 보인다'는 말의 줄임말로 보일 듯 말 듯 슬며시 속옷이 노출되는 것을 뜻한다. '누드보다 살짝 걸친 것이 섹시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처럼, 은밀한 곳이 전부 노출된 것보다 우연히 슬쩍 보이는 것이 이성의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섹시함의 강도를 높인다고 하여 '치라리즘(チラリズム)'이라는 장르가 생기기도 했다. 치라리즘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체는 편의점에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사진지다. 계단을 오르다가 훤히 드러나는 허벅지, 고개숙여 인사할 때 보이는 가슴골, 시스루 사이로 비치는 브래지어 끈, 보일 듯 말 듯한 이런 사진이 때로는 누드보다 더 인기를 끈다고 한다. 덧붙여, 사진 기자는 "일부러 노출하는 스타들도 있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남성독자를 위한 성인용 사진지 영향력이 꽤 큰 편이기 때문에 인기가 조금 떨어진 듯 싶은 스타나 뜨고 싶은 신인급 여자 연예인들은 실수를 가장한 서비스 노출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한번 더 미디어 노출을 늘리는 것이 팬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도와 달리 은밀한 사진이 찍혀버린 대스타라도 사진지에 손해배상이나 명예훼손을 거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사진지와 여자 스타는 어느정도 공존, 공생관계라는 것이 일본 기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데 한국 스타들은 너무 가리니까 재미가 없어. 계단을 오를 때도 보일까봐 전전긍긍, 파이지도 않은 옷을 입고서도 가슴을 가리다니......한국은 독자를 위한 서비스 노출이 없는거야?" 처음에는 '이런 변태같은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본 미디어 속성이 그렇다는 데 차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기회에 한마디 해두고 싶다면 한국 여스타를 노리는 파파라치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케이팝 열풍 등 일본을 찾는 한국 걸그룹, 여자스타들이 많은데 그만큼 파파라치 컷을 노리는 기자들도 많다는 것. 일본 사진지에 굴욕사진이 실리고 싶지 않다면 앞으로도 쭉 노출에 신경써야할 듯 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취재보도 목적이 아닌, 기자의 취재 뒷담화, 개인적인 경험으로 쓰는 글입니다. 제이피뉴스에서는 앞으로도 주말 취재뒷이야기 시리즈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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