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여성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와 'akb48'. 그룹 컨셉과 목표 팬층, 시장 등 여러 가지 차이점이 많은 두 그룹이지만, 비교 대상으로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른다. 일본 시사정론지 <주간문춘> 23일자는 '2010년의 승자와 패자'란 기획으로 이들을 비교하며, '소녀시대=승자, akb48=패자'라는 뉘앙스의 논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최근 소녀시대와 akb48은 지난 4일 방송된 후지테레비계 'fns 가요제'에 함께 출연하며 본격적인 '대결' 구도를 보인 바 있다. 일본 시청자들은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걸그룹의 대결에 주목했고, 이들 출연분의 시청률은 29.4%라는 방송 중 최고 수치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해 아키하바라(秋葉原) 일부 매니아를 팬층으로 한 아이돌에서 '전국구 아이돌'로 본격적으로 변신한 akb48은, 최근 발매한 'beginner'가 싱글앨범 사상 3년 2개월 만에 밀리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akb48'이라는 단어는 일본 어디서나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가 됐으며, 심지어 올해 유행어대상 후보로까지 선정됐다. 소녀시대는 올해 8월 일본 데뷔를 완수한 한국의 실력파 여성아이돌 그룹이다. 데뷔 후 k-pop 열풍의 선두주자로 평가받으며 활약하고 있다. 비록 아직 그룹명으로는 akb48보다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이 주간지는 '핫팬츠를 입고 늘씬하게 쭉 뻗은 다리를 가진 여성그룹'이라고 말하면 누구나 알아챌 것'이라며 소녀시대의 일본내 인지도를 평가했다. 우선 주간문춘은 두 그룹의 팬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이 둘의 차이점을 보도했다. 한 akb48팬은 취재에 "노래, 댄스 등 실력으로는 역시 소녀시대의 레벨이 높다. 그러나 완성도로 승부하는 소녀시대와는 다르게, akb48은 성장 과정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다가서는 그룹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주간지는 인터뷰 말미에 '오히려 급속도로 성장한 인기가 이들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 근거로 한 연예사무소 관계자의 말을 빌려 "(akb48은)충분한 기본적 트레이닝이 안된 상태에서 주요 멤버들의 바쁜 스케줄로 레슨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거기에 fns가요제에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라이브 무대를 펼쳤지만, 오히려 '노래를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되버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주간지는 한 관계자의 취재를 통해 한국 아이돌그룹이 뛰어난 실력을 지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짧아도 3년, 길면 9년의 연습기간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한국의 음악시장 규모가 일본의 1/30에 불과한 만큼 결성 초기부터 세계무대를 대비한다. 노래, 댄스, 연기뿐만이 아닌 일본어와 영어도 공부한다. 우선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쳐 미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취약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 소녀시대가 풀어야 할 숙제는 홍보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이는 동방신기가 지방을 돌며 악수회 등 이벤트를 통해 차근차근 올라온 것과 대비된다." 이 주간지는 결국 소녀시대의 승리를 선언하는 듯한 뉘앙스로 끝을 맺었다. 기사 말미에는 '세계시장을 노리는 소녀시대는 삼성, lg 등 세계시장을 석권한 한국 전자회사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평가와 함께 '그에 비해 akb48은 갈라파고스(자신들의 표준에 고립되어 세계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일본 경제를 일컬을 때 흔히 사용되는 단어) 수준'이라는 자국 아이돌에 대한 날 선 비판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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