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토이 페스티벌에서 만난 가지 아저씨 ©이승열/jpnews | |
체크셔츠에 커다란 안경, 가방에서 피규어를 주섬주섬 꺼내는 아키하바라 남성오타쿠?
일본에서 최근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에 푹 빠져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는 남성들을 가리켰지만, 요즘은 '무엇이든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 정도로 남녀노소 상관없이 넓게 퍼지고 있다는 것.
원래 오타쿠라는 말은 '당신'의 높임말로 1970년대 서브컬쳐 매니아들이 서로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오타쿠라고 부르다가 이들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대부분의 오타쿠는 sf, 애니메이션 매니아들로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을 가리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정분야 지식은 있어도 일상생활에 상식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 오타쿠는 점점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특히 게임에 빠져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방 안에 틀어박힌 히키코모리, 비뚤어진 사회성으로 인한 오타쿠 범죄 등이 일어나면서 부정적인 인식확산에 한 몫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은어개념으로 시작한 오타쿠는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공용어가 될만큼 유명세를 탔고 전세계로 확산되는 사이에 그 의미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일본 내에서도 오타쿠라는 단어의미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경향이다.
최근 일본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한 '오타쿠' 이미지 조사에서 20% 정도는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10대 소녀 절반이상은 '자신을 오타쿠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조사결과는 일본 마케팅회사 파르크, 컨설팅 회사 이미지네이션 크리에이티브가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10대에서 3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
설문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완벽한 오타쿠'라고 생각하는 여성과 '굳이 고르자면 오타쿠'라고 생각하는 여성은 응답자의 1/3 가량인 29%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자면 30대 후반이 18%, 30대 전반이 23%, 20대 후반이 22%, 20대가 32%, 10대는 무려 51%로 연령대가 낮으면 낮을수록 오타쿠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신을 오타쿠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만화를 좋아해서'가 64%로 가장 많았고, '애니메이션'이 58%, '게임에 빠져있다'가 33%로 나타났다. (복수응답가)
오타쿠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일에 빠져있는 사람', '특정분야의 지식이 풍부한 사람', '한 분야에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 등 긍정적인 의견이 19%였고, '어둡다', '기분 나쁘다', '촌스럽다' 등 부정적인 인식은 34%였다. '아키하바라', '애니메이션', '만화' 등 상징적인 이미지는 47%로 가장 많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변에 오타쿠 여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10명 중 4명 꼴인 3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특히 10대는 69%가 주변에 오타쿠 여성이 있다고 응답했고, 20대 전반에는 반 수 이상인 52%가 있다고 대답해 현재 일본에서는 젊은층 여성 오타쿠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일본 10대 소녀 열 중 일곱은 오타쿠? ©jpnews | |
▲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들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