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즈나(천하장사) 출신 전 프로 스모 선수 아사쇼류가 3일, 스모장에서 은퇴식을 가졌다고 이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 약 1만 명이 모인 가운데 단발식(스모선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묶어 올린 상투머리를 잘라내는 것은 곧 은퇴를 의미한다)이 진행됐다고 한다.

▲ 아사쇼류     ©jpnews

그는 몽골인 첫 요코즈나가 되어, 스모 역대 최다인 7연패를 달성하는 등 공적을 남긴 한편, 요코즈나로서 계속 물의를 일으켜왔다. 술에 취해 폭행사건을 일으키는 등 갖가지 사건 사고를 일으키면서 결국 은퇴로 내몰린 그는, 상투 머리를 잘라낸 후에도 스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대기실에 돌아온 아사쇼류는 마지막으로 스모판에 들어갔을 때를 생각하며 “실전 경기와 착각할 정도로 흥분에 휩싸였다. 몸의 긴장감도 그랬고, ‘아직 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또한 “다시 태어난다면 야마토 혼(야마토 다마시大和魂: 일본 민족 고유의 용맹스러운 정신을 일컫는 말)을 가진 일본인 요코즈나가 되고 싶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역대 3위인 우승 25회, 05년 규슈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달성한 역대 최다인 7연속 우승 등 대기록을 남긴 한편, 07년의 ‘축구 소동’으로 2대회 출장 정지를 받았고 스모판 위에서의 승리 세레모니로 인해 요코즈나의 품격을 의심받기도 했다. 문화 차이도 있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은 각계 관습과는 맞지 않는 듯 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지도력 부족을 지적 받은 다카사고 오야카타(오야카타親方: 스모계에서 스승, 지도자의 의미)는 단발식이 끝나고 아사쇼류와 악수를 나눴다. 그는 은퇴식을 보고 난 뒤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잘 해왔지 뭐, 이젠 다음을 생각할 때지. 이 세계에서 경험한 것을 살려, 열심히 해나갔으면 좋겠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아사쇼류는 앞으로 몽골에 돌아가 정치인으로 전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3일 밤 회견에서는 "금방 정치인이 되고 싶은 건 아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그런 인간성을 가질 수 있게끔 스스로를 갈고 닦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업가나 격투가, 탤런트가 된다는 소문도 있다고. 어떤 길을 걸어가더라도 앞으로의 행보는 세간의 이목을 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