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만약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고야 대회 개최는 불가능하다."
▲ 도쿄 료코쿠에 위치한 일본스모협회 및 스모경기장(국기관) ©jpnews | |
지난 5월말 불거져 나온 스모계 도박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설치된 일본스모협회 외부특별조사위원회(회장 이토 시게루 와세다 특임교수)가 27일 야구도박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열흘간 내부조사를 거쳐, 오타케(大嶽) 도장의 오타케 관장을 이번 야구도박 사건의 핵심인물로 간주, 그를 해고하거나 제명할 것을 스모협회에 권고했다.
또 주간신초 최초보도에서 실명이 거론된 오제키(大関, 요코즈나 다음 서열) 고토미쓰키(琴光喜)와 도키쓰카제(時津風) 도장의 도키쓰카제 관장에게도 이에 상당하는 징계를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권고내용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7월 11일부터 15일간 열릴 예정이었던 나고야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일본스모는 연간 총 6번에 걸쳐 15일간 대회를 개최한다. 이런 대회를 '바쇼(場所)'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하쓰(初)바쇼, 하루(春)바쇼, 나쓰(夏)바쇼, 나고야바쇼, 아키(秋)바쇼, 규슈(九州)바쇼 등으로 불린다.
하쓰바쇼는 말 그대로 처음 열리는 대회라는 의미다. 당연히 1월에 열린다. 하루바쇼는 봄 대회다. 이런 식으로 1, 3, 5, 7, 9, 11월에 각각 한번씩 정규대회가 개최된다.
이러한 정규대회는 전후 65년간 한번도 빠진 적 없이 개최됐다. 만약 이번에 나고야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현대스모가 정착한 이래 처음있는 중대한 사태가 된다.
위원회는 야구도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스모선수 31명을 불러 직접 대질신문을 벌인 끝에 총 27명이 상습적으로 야구도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가운데 상위서열 스모선수 15명이 우선적으로 근신이상의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이들을 먼저 처벌하는 이유에 대해 "윗 서열 일수록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들 중에는 고토미쓰키는 물론 도요노시마, 미야비야마 등 스모계에 한 획을 그은 베테랑 인기 스모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또 위원회는 이들 15명이 소속돼 있는 도장의 최고책임자인 오야가타(親方, 관장) 12명에게도 지도 및 관리책임을 물어 근신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제는 이 안에 스모협회 무사시가와 현 이사장을 비롯해 사업부장, 생활지도부장, 심판부장 등 이사회 핵심멤버 6명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스모협회가 이 권고안을 받아들여 나고야 대회가 개최된다 하더라도 파행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왜냐면 스모협회 규정에 의해 '근신' 처분을 받을 경우 아무 일도 못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자동으로 경기출장권이 박탈당하고, 관장 역시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도장에서 근신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대행' 직책이다. 위원회는 권고안에 "이사장 대행 직책을 신설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번과 같은 큰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스모경기를 독점생중계하는 nhk는 위원회 권고안을 스모협회가 어떤 식으로 처리할 지 지켜보면서 중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위원회가 스모협회에 전달한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나고야 대회는 아래 조건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개최불가능- 오다케 관장, 고토미쓰키, 도키쓰카제 관장에 징계처분을 내릴 것.
-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오다케 관장에게는 해고 이상의 처분을 내릴 것.
- 고토미쓰키 등 현역스모선수 15명, 도코야마(床山, 스모선수 두발을 정리하는 각 도장 전속 미용사) 1명에게 근신이상의 처벌을 내릴 것.
- 처분받은 이들의 신상을 공개할 것.
- 무사시가와 이사장 등 야구도박에 관여한 스모선수들이 소속된 관장 12명을 근신처분 내릴 것.
- 이사장 대행 직책을 신설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