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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알고 주문하고 싶다!
시각장애인의 여가 베리어프리 <외식>
 
신경호 (동화작가)
도쿄 시내의 많은 전차와 지하철 노선중 야마노테선이 있다. 서울의 2호선처럼 순환선이다.
이 야마노테선은 각 역마다 역내에서 나오는 음악이 다른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야마노테선의 역음악을 이용한 야마노테선 시계도 있을 정도이다.
 
이 야마노테선의 많은 역의 음악중 내게 아주 반가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역이 있다. 타카다노바바역이다. 타카다노바바역에서는 어릴 때 많이 듣던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가 역 방송 음악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톰을 좋아했던 나는 이 역을 이용할 때면 나도 모르게 역에서 나오는 아톰의 주제가를 따라 부르곤 한다.
 
내가 이 역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jpnews도 이 역 주변에 있으며 시각장애인 관련 단체나 기업이 이 역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표적 시각장애인 기관인 일본점자도서관을 비롯하여 일본맹인연맹, 헬렌켈러센터도 이곳에 위치해 있고 내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시각장애 관련 보조공학기기의 판매업체들도 상당수 있다.
 
그래서 이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역에 비해 시각장애인도 많고 역주변 식당 등에는 점자 메뉴판을 비치한 곳들도 많다.
 
처음 이 점자메뉴판을 보았을 때 조금 놀라웠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의 보통 식당에서 점자로 된 메뉴판을 한번도 보지 못 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일본에는 이렇게 점자메뉴판을 비치한 식당들이 종종 있다. 타카다노바바역 주변처럼 시각장애인이 자주 왕래하는 장소에는 더욱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장소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등에도 점자메뉴판이 있는 곳은 의외로 꽤 있는 편이어서 놀라곤 했다.
 
그런데 올해 3월, 우리 가족이 미국여행에서 경험했던 것은 더욱 놀라웠다. 우리는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장애인 보조공학 전시회및 학회에 참석을 하기 위해 가족 전원이 나들이를 했었다. 그런데 전시회 주변의 거의 모든 식당에서 점자메뉴판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전시회를 겨냥해 한시적으로 만든 메뉴판이 아니었다. 비교적 관광지라는 샌디에고의 씨포트빌리지(sea port village) 주변에 있는 식당들 대부분이 점자메뉴판이 있어서 시각장애인도 이용하기 편리했고 대부분의 식당에서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는 슬로프가 식당 내부에도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   메뉴   © jpnews


결혼 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외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때면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문제다. 대개 식당 종업원에게 부탁을 하거나 함께하는 일행이 있을 경우 일행에게 메뉴를 읽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메뉴를 읽어 달라고 할 때도 문제가 있다. 일본의 대부분의 식당의 메뉴 종류는 엄청나다. 같은 스파게티라도 정말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래서 자주 가보지 않은 식당에선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메뉴를 읽어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많은 종류의 메뉴를 전부 읽어줘야 하나?'하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묻곤 한다.

"뭘로 하실래요?"

그러나 메뉴를 모르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선 대답하기가 어렵다. 뭐가 있는지 알아야 선택을 할 것이 아닌가. 또 많은 메뉴를 읽자니 메뉴의 이름만 읽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이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은 도대체 어떤 메뉴가 얼마인지가 사실 더욱 궁금하기도 한데 말이다.
 
지금까지 장애인의 관한 복지 정책이나 사회적 제도는 생존 자체의 해결을 위한 것이 많았다. 물론 필요하다. 그리고 이 부분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다양해지고 장애인의 삶의 형태나 욕구도 많이 달라졌다. 생존 자체의 문제 해결도 물론 중요하지만 외식과 같은 삶의 다양한 형태에서 느끼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이런 부분은 국가의 공적인 시스템에 의해 강제되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 가족이 자주 가던 한 식당이 있다. 그 집 아주머니는 우리 가족의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 우리가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나올 음식을 각기 개인 접시에 나눠서 내놓는다던가 자리를 안내할 때에도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준다.
 
또 메뉴를 읽는 기술(?) 역시 대단하다. 우선 그날의 추천코스부터 읽고 나서 어떤 유형이 있는가를 선택하게 한 뒤 우리가 선택한 유형의 메뉴를 읽는 식이다. 사실 음식값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그런 세심한 배려 때문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가끔 이용했었다.
 
나는 그집의 친절하고 세심한 아주머니를 통해서 장애인의 사회속에서의 베리어프리를 생각해 보곤 한다. 마음만의 배려가 아닌 실제 장애인이 느끼는 베리어를 이해하고 그 베리어가 최소화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면이야 말로 진정한 베리어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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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18 [10:1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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