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들은 키 작은 남자보다 머리 없는 남자를 더 신경써요"
예전에 한국에서 한참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 소동이 일었을 때, 일본인은 어떤지 물어보다가 30대 초반 여성으로부터 이런 대답을 들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일본은 키 작은 남자가 워낙 많으니까. 키보다는 내 아이에게 직접 유전이 될 수 있는 탈모에 민감해져요"
이런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요즘 일본에서는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탈모 관련 상품 cf가 나온다. 탈모를 방지하는 샴푸부터, 두피에 직접 바르는 발모제, 감쪽같이 감추는 시술까지 다양하다.
▲ 일본인 4명 중 1명은 머리 때문에 머리 아프다 - 발모 콘테스트 전시 사진-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지난해 9월,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인 4명 중 1명은 머리카락 문제로 고민한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최근 몇 년 사이 20대 젊은이들은 물론, 여성의 고민상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탈모 증상은 이마가 m자 모양으로 파이며 머리숱이 적어지는 '남성형탈모증(aga)'.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생활습관 문제로 인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 여성들의 탈모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에는 탈모와 관계한 많은 서비스들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1999년 발모 관련 특허를 취득한 '리브 21'은 경쟁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다.
리브 21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10년 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리브 21 '발모 콘테스트' 때문이다. 발모 콘테스트는 리브 21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탈모 경험담을 늘어놓고, 리브 21 사용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하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연대회. 전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콘테스트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또한, 10년 째 이미지 모델을 맡고 있는 일본 연예계 거물 와다 아키코(60)와 일본 최고의 입담꾼, 넘버원 mc 시마다 신스케(54)가 한 무대에 나와 토크쇼를 펼치는 유일한 자리이기 때문에 매년 이벤트가 주목받고 있다.
▲ 세계 유일한 발모 콘테스트, 의외로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제 10회를 맞이하는 발모 콘테스트가 지난 20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개최, 참가자 응원을 위한 가족 및 관계자 1500명이 모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한 토크쇼 게스트 와다 아키코와 시마다 신스케는 최근 근황을 물으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눴다.
시마다 신스케는 직접 프로듀스한 남성 5인조 아이돌 '신센구미 리안'에 대해
"아직 적자 신세. 언젠간 흑자로 돌아서겠지라고 기대한다"고 말했고, 와다 아키코에게는
"요즘처럼 음반이 팔리지 않는 시기에는 리메이크 송을 내놓는 것이 좋다. 와다 씨가 남자 가수 노래를 부르면 잘 팔릴 것"이라는 프로듀서적 조언을 하기도 했다.
와다 아키코는
"대기실에서도 계속 음악 이야기만 했다"면서
"시마다 신스케가 이렇게 음악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예전엔 맨날 부동산 이야기만 하더니"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 직접 시마다의 머리를 만지며 토론하고 있는 두 사람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시마다는 또한,
"머리는 까만데, 사실 머리 앞부분이 숱이 적어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고백. 시마다의 머리를 직접 만져본 와다는
"엇, 진짜다. 옆머리에 비해 앞머리가 상당히 적다"고 말했고, 시마다는 "
언제나 머리를 맡기고 있는 이발사에게 '나 (탈모가) 온 것 같나요?'라고 물으니 '왔다'고 대답하더라"며 자신도 탈모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제 10회 발모 콘테스트에는 1차로 발모에 성공한 630명이 선정되고, 이 중에서 서류 심사를 통해 53명의 본선 진출자가 결정되었다. 본선 진출자는 발모 치료를 받기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하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 발모 콘테스트 최연소 참가자, 7세 사쿠라이 양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에 빠진 머리카락이 어지럽혀져 있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걱정을 더 많이해서 치료를 받을 결심을 했다"
"10년 간이나 고민했었는데 진작 할 걸 그랬다" 등 사연을 털어놓는 이들은 7살 꼬마 숙녀부터 77세 할머니까지 다양했다.
이 날, 발모 콘테스트 영예의 대상으로 선정된 이는 22살의 청년 후지와라 씨.
▲ 발모 콘테스트 대상 후지와라 씨의 웃음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 어떡하지. 너무 놀랐다. 너무 기쁘다"며 당황하는 모습. 이어
"예전에는 거울을 보지 않았는데, 머리카락이 늘어나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했다. 그런데 내가 이 자리에 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이제까지 많이 도와준 스텝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리브 21 발모 콘테스트는 올해 10회를 맞아, 발모 1등상에게 지난해 300만엔에서 상금 500만 엔으로 파격적 상금 인상을 실시했다.
상금 500만 엔이라는 거금을 어떻게 사용하겠냐는 시마다 신스케의 질문에 후지와라 씨는 "받을지 생각도 못해서 잘 모르겠다"고 하자, 시마다는
"아직 젊으니 500만 엔은 결혼자금으로 모아두는 것이 좋겠다"며 조언을 해 주기도 했다.
후지와라 씨를 담당하고 있다는 스텝들은 1등상에 후지와라 씨의 이름이 호명되자 "꺄~"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다. 그 중에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스텝도 있었는데
"후지와라 씨가 원래 저렇게 웃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맨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표정이 없었는데... 너무 감동적이네요"라며 자신의 일인 듯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 발모 콘테스트 1등 수상자와 기념촬영하는 와다 아키코, 시마다 신스케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발모 콘테스트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은 꾸준한 치료 효과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골고루 먹는 식습관과 제 때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며 발모의 비결을 밝혔다.
발모 콘테스트를 주최한 리브 21 오카무라 가쓰마사 대표는
"회원,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발모 콘테스트가 10회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 콘테스트를 통해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는 기쁨을 실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1위 후지와라 씨 제 머리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 리브21의 얼굴, 와다 아키코 시마다 신스케 ©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