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 어떻게 해~ 너무 예뻐~ 너무 귀여워~꺄"교복 치마를 반쯤 줄인 듯 접어입은 여고생들이 눈물까지 보이며 열광한다.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고생들은 무서운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지만, 그녀들도 숨을 멈출만큼 흥분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으니 그들이 바로 패션지 '팝틴' 출신 모델들이다.
일본의 현재 패션지를 이야기하자면, 20대 캐주얼을 추구하는 여성을 위한 sweet(스위트)와 갸루패션을 선망하는 10대들을 위한 popteen(팝틴)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폐간하는 잡지가 속출하고 있는 일본에서 패션지 sweet는 한달에 100만 부가 팔리고, popteen은 50만 부가 발간과 동시에 팔려나간다.
타겟층이 다른 두 잡지는 영업전략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데, sweet가 고급 부록으로 독자를 유혹하여 구매하게 만든다면, popteen은 10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있는 모델들의 파워로 완매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중고생들이 열광하는 그 패션지 팝틴!1980년 11월 창간한 중고생 대상 패션지 popteen은 독자들과 최대한 가까운 포지션을 취하는 잡지이다. 회원수 20만 명을 자랑하는 휴대폰 독자 사이트에서는 언제나 독자들의 생생한 의견이 흘러넘치고, 독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 인기 상승중인 정보가 한 눈에 파악된다.
▲ 팝시스터가 4월 17일 창간, 팝틴 출신 모델들이 총출동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가장 독특한 것은 적극적인 독자 모델 시스템인데, 길거리 캐스팅 혹은 독자 응모를 받아 popteen의 모델로 기용된다. 키가 크고 날씬한 전형적인 모델형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친근함이 흘러넘치는 모델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그 이유이다.
popteen 독자모델 출신으로 현재는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와카 쓰바사(24), 고모리 준(24) 등이 있다. popteen은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잡지이기 때문에 모델도 20대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졸업'을 하게 된다.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 시스템에 독자들은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 왼쪽부터 간노 유이, 고모리 준, 마스와카 쓰바사, 호시노 가나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10년 전 유행했던 '갸루' 패션은 태닝한 피부에 탈색한 머리, 진한 화장으로 극단적인 모습이었다면, 현재 일본의 '갸루' 패션은 10~20대에 대중적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때문에 10대 popteen을 보면서 성장했던 갸루들은 20대가 되어서도 갸루 패션을 추구하게 되고, 이런 수요에 따라 20대를 위한 갸루 패션지 popsister를 창간하게 되었다.
팝시스터 창간 기념 악수회, 열광하는 10대들17일, 도쿄 시부야에서는 패션지 popsister 창간기념 악수회가 열려 마스와카 쓰바사, 고모리 준, 간노 유이, 호시노 가나 등 4명의 인기모델이 참석했다.
네 명의 모델은 popteen 독자모델 출신으로 20대에 들어서면서 popteen을 졸업하고, 각자 모델, 탤런트, 사업가로서 활발한 활약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20대를 위한 시부야, 하라주쿠 패션지 popsister가 창간되면서 다시 하나로 뭉쳤고, 이들 나이대와 같은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여성을 대상으로 '어른들의 갸루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악수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4명의 모델들이 등장했다. 10대 부터 popteen 모델로 함께 활동했던 이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수다를 떨만큼 사이좋은 모습. 서로의 옷에 대해서 평가를 하기도 하고, 나이들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친근감있는 외모, 솔직한 말투로 인기급상숭중인 고모리 준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화끈한 성격과 솔직한 모습으로 요즘 인기가 높은 고모리 준은
"7년 동안 팝틴 모델을 하면서 점점 나이에 밀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십대를 위한 잡지에 이십대가 끼어서...그리고 졸업을 했는데, 다행히도 20대를 위한 팝시스터가 나와서 수명이 연장된 기분이다. 이걸로 한 몫 단단히 벌 생각(웃음)"이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기같은 메이크업을 제안하여 10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 간노 유이는
"시부야 스타일과 하라주쿠 스타일, 추구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팝시스터에서는 양쪽을 믹스하여 다루고 있으니 패션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홍보했다.
▲ 베이비메이크업으로 큰 인기,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도 만든 모델 간노 유이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갸루 패션계의 최고 카리스마인 모델들이 직접 선택한 의상에 대해서도 한 마디가 있었다. 마스와카 쓰바사를 제외한 3명은 올해 시부야를 휩쓸고 있는 유행아이템인 잔꽃무늬 아이템을 선택했다. 간노 유이는 올인원(멜빵스타일) 꽃무늬를, 고모리 준은 꽃무늬 미니 원피스에 데님 베스트를, 호시노 가나는 꽃무늬 롱원피스에 레이스 조끼를 매치했다.
홀로 맨투맨 스타일의 롱티셔츠로 캐주얼한 느낌을 낸 마스와카 쓰바사는
"다른 모델들이 올해 유행아이템인 꽃무늬를 입고 올 것 같아서 일부러 캐주얼을 선택했다. 자세히 보면 오늘 볼터치도 나만 오렌지. 다들 핑크로 할 것 같아서 오렌지로 강조했다"며 개성을 강조했다.
▲ 일본 갸루 패션의 카리스마 마스와카 쓰바사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또한, 주부 모델인 쓰바사는 "
사실 잡지 모델은 이제 무리인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촬영은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게 되고... 그런데 편집장이 20대를 위한 잡지를 만들어보자고 열심히 설득했고, 그렇다면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아직 창간호라서 반성할 점이 많아서, 집에서 메이크업 연습도 해보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모리 준은 "이것이 바로 쓰바사의 카리스마로군요"라며 감탄했다.
20대가 되어서 서로 달라진 점이 있는지 사회자가 질문하자 쓰바사는
"popteen 때는 '와와' 하면서 시끄러운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조용한 편이다. 예전엔 촬영 끝나면 시부야 일대를 돌아다니고 저녁 때 이자카야 가는 게 일과였는데, 요즘은 촬영이 끝나면 다들 다른 스케쥴이 있고 집에 빨리 가고 싶어한다"며 자신들도 많이 변했음을 실감하는 발언을 했다.
▲ 악수회에 참가하려는 독자들이 줄을 이루고...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기자회견을 마치고, 약 200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악수회가 개최되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시부야 걸들. 최근 시부야 패션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트렌디한 차림의 여성들이 많았다.
동경의 대상을 눈 앞에서 만날 수 있는 기대감으로 들뜬 독자들은 모델을 보자마자 환호를 질러댔고,
"너무 예뻐~" "어떻게 너무 좋아~"라며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 중에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여고생도 있었고, 꽃다발에 편지를 써서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보통 연예인 악수회는 간단한 인사 정도로 끝나지만, 이번 악수회는 대화가 긴 것도 특징이었다.
"언니가 프로듀스한 속눈썹 하고 왔어요. 언니가 하는 것은 다 사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독자도 있고,
"언니 제 뺨 한 번만 때려주세요"라는 독특한 독자도 있었다. 팝틴, 팝시스터의 독자모델이기에 가능한 친근함이다.
▲ 동경의 모델을 눈 앞에 두고 울어버린 독자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popsister 편집장 이시하라 씨는
"팝틴, 팝시스터의 특징은 독자와 가장 가까운 패션지라는 것. 키도 크지 않고 일반인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모델들이 나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때문에 잡지에서 소개되는 옷, 화장품, 미용기구 등은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간다. 잡지에서 소개된 아이템이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잡지의 성공비결을 밝혔다.
popsister는 지난해 popteen 증간호 형태로 6월과 10월에 발매되었는데, 두 번 다 완매를 기록했고, 이런 수요로 인해 정식 월간지로 발매가 결정되었다. 팝시스터 창간호는 500엔으로 일본 전국 서점에서 판매중이다.
<4월 17일 시부야, 팝시스터 창간 악수회 풍경>
▲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시부야 걸들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 모델을 눈 앞에 두고 두근거리는 독자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 엄마 모델 쓰바사는 아이를 데려온 엄마 독자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 팝틴 출신 모델들을 사랑한다는 팬들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 팝시스터 많이 봐 주세요 ! ©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