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푸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감독님께 고맙다." '대한민국' 4번타자 김태균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김태균은 2일 열린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홈런이 터졌다. 10시합, 44타석만에 터져나온 130미터짜리 초대형 홈런에 롯데 가네모리 타격코치는 "기다린 보람이 있다. 엄청난 홈런이다. 태균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슈웅(ギューン)하고 날라가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3일자 일본스포츠신문들도 김태균을 클로즈업했다. <스포츠호치>는 "태규-운 1호!"라는 제목을 달았다. '규-운'은 앞서 가네모리 코치가 말한 '슈웅'을 나타내는 일본어다. 김태균 선수의 '균'을 따 '슈웅(규-운) 날라가는 1호'를 기록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 일본스포츠신문들도 김태균의 활약을 크게 보도했다. 앞이 <스포니치>, 뒤가 <스포츠호치> ©jpnews | | 이 신문은 김태균의 프로필까지 실으면서 홈런 당시의 광경을 상세히 묘사했다. "마음먹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태균의 타구는 백스크린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늘은 타격폼 밸런스가 좋았다'는 김태균은 홈런을 치고도 담담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하지만 팀 동료들은 엄청나게 격렬한 축하로 그를 괴롭혔다." 김태균 보다 팀 동료들이 더 그의 홈런을 기다렸을지 모른다. 개막 이후 롯데는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김태균 타석에서 시합의 맥이 끊기는 경우도 많았다. 6타석 연속삼진도 있었다. 외국인 용병에 말도 아직 안 통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팀 동료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바 롯데 마린즈 니시무라 노리후미(西村徳文) 감독은 김태균을 끝까지 신뢰했다. 그는 "나도 (현역시절엔) 슬로스타터였다. 김태균이 발동이 좀 늦게 걸리는 스타일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무한한 신뢰감을 표했다. 팬과 팀 동료들이 과연 괜찮을까 라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 지휘관이 나서 "김태균과 나를 믿어라"라며 못을 박아둔 셈이다. 그리고 김태균은 2일 시합에서 특대홈런으로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스포니치>도 "롯테규-운 1호! 잠에서 깨어난 주포 2층 관중석 직격탄!"이라는 제목으로 김태균의 홈런을 축하했다. <스포니치>는 <스포츠호치>보다 한술 더 떠 '태균', '슈웅(규-운)'에 '롯데'까지 넣어 제목을 만들었다. 롯데(ロッテ)의 마지막 글자와 태균(テギュン)의 첫 글자가 같다는 데 착안해 '롯데균'(ロッテギュン)'이라는 합성어를 만든 것이다. 물론 마지막 '균'은 '규-운(ギューン, 슈웅)'으로 늘렸다.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이 지휘관의 기대에 보답하는 특대홈런을 선보였다. 한국에서 9년간 188 홈런을 기록한 주포 김태균은 개막이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니시무라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그를 4번으로 계속 기용했다. 오죽하면 김태균이 '(제 성적이 안 좋으니까) 매스컴에 제 비판을 하셔도 된다'고 감독에게 말했을까.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 감독의 환한 미소를 보고 싶다'는 김태균.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스포니치) 작년 도일 당시 '야쿠자 패션'을 선보여 일본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김보스' 김태균이 '본업'에서도 슬슬 그 진가를 드러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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