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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피아노 韓 바이올린이 함께 울리면...
주일한국문화원 신청사 오픈 1주년 기념 콘서트, 그 현장
 
안민정 기자
"정말 좋았어요. 뭉클했어요"

음악과 예술에는 국경이 없나보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바이올린 선율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그것이 일본 관객들에게 전해진 듯 했다.

25일, 도쿄 신주쿠 요쓰야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는 신청사 오픈 1주년 기념 콘서트 파트 1 '우정'이 열렸다. 일본 대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니시무라 유키에, 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콘, 싱어 송 라이터 라라 등 3명의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섰다.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싱어 송 라이터의 만남

니시무라 유키에는 드라마 <101번째의 프로포즈> 주제가를 맡았고, 현재까지 30장의 앨범을 낸 일본 대표 피아노 작곡가이자 연주가. 데뷔한 지 24년 째로 음악 프로그램의
mc로 나서기도 했고, 그녀의 곡은 각종 cf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여 일본인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이미지의 연주가이기도 하다.
 
▲ 니시무라 유키에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는 콘(kon)은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187cm의 훤칠한 키에 부드러운 마스크로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여심을 사로잡는다. 거기다 성악을 배워 가창력도 발군. 그러나 그는 바이올린 하나로 한일 양국을 오가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콘의 연주는 sbs 드라마 <아버지의 집>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미녀는 괴로워' 등 ost에 참여했고,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악장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루마, 양방언, 유키 구라모토와 함께 공연을 하기도 한 실력파 뮤지션이기도 하다.
 
▲ 라라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마지막으로 싱어 송 라이터 '라라'는,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가수. 초등학교 5학년에 일본 오사카로 이민와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 가수의 꿈을 안고 오스트레일리아로 유학, 일본에 돌아와 미스 코리아 일본 진이 되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하기도 한 다양한 이력을 가진 가수이다.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에서는 앨리스 역을 맡아 노래, 춤, 연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발산했고, 2010년 4월에는 두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일본 도쿄 한 가운데서 한 무대에 섰다.
 
▲ 니시무라 유키에- 콘- 라라의 하모니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세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12월,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주최한 <크리스마스의 밤> 콘서트에 피아니스트 니시무라 유키에와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콘의 협주가 결정되면서부터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니시무라와 일본어를 모르는 콘이지만, 싱어 송 라이터 라라가 통역을 해주며 세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음악이 통했던 그들은 "다음엔 일본에서 하자!"라고 말했고, 3개월만에 이번 무대로 연결되었다. 세 사람의 우연한 만남이 국경을 넘어 공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 라라 - 콘     ©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공연은 라라의 차분한 진행과 노래로 시작되었다. 학창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덕분인지 자연스러운 일본어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곡 중 한 곡은 2집 앨범에 수록된 '눈물꽃' 일본어 버전이었고, 나머지 두 곡은 한국어. 허스키한 목소리에 애절한 멜로디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콘은 연주 사이사이에 미리 준비해 온 대본을 꺼내 관객들에게 천천히 말을 건넸다.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어가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하는 자유로우면서 강렬한 바이올린 연주곡 5곡을 연주하면서 중간중간 대본을 꺼내 말을 할 때는 관객석에서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감성적인 연주 후 종이에 적힌 일본어를 읽어내려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 콘    ©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세번째는 니시무라 유키에의 피아노 연주로 이어졌다.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차분하면서도 듣기 편한 목소리로 곡에 대한 설명, 오늘 공연하는 3명이 만난 계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사실 저는 한국하고 인연이 많습니다. 어머니가 서울에서 태어나 6살까지 사셨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맥심커피 cf 음악으로, 헬로 애기씨 드라마 음악으로도 쓰였다고 들었구요"라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
 
"12월에 한국 공연을 갔을 때,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대기실까지 악보를 들고 찾아와 사인을 부탁했습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교육열이 뜨거운 것 같더군요. 소녀들도 열정이 있어 보였고, 그 소녀들을 보면서 손이 작아 많이 혼나고 힘들었던 저의 어린시절이 생각났습니다"라는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피아노 연주를 이어나갔다.
 
니시무라 씨가 느끼는 한국인만의 특징은 말을 하면서도 꾸벅꾸벅 인사를 한다는 것. 감사의 말을 할 때는 말 뿐만 아니라 고개를 숙여가며 몇 번이라도 인사를 하는 한국인들이 특이하면서도 예의바른 습관이라고 말했다.
 
▲ 니시무라 유키에- 라라- 콘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마지막은 라라, 콘, 니시무라 유키에 3명이 만드는 하모니. 니시무라의 피아노에 콘의 바이올린, 라라의 목소리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when you wish upon a star, 미녀와 야수로 콘서트는 피날레를 맞이했다. 
 
콘서트가 열린 한국문화원 한마당홀에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로 가득찼고, 무대에 선 세 명은 손에 손을 잡고 관객들을 향하여 크게 인사를 했다.
 
▲ 공연을 마친 뒤 손을 잡고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하는 세 사람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공연이 끝나고 환하게 불이 들어와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 두 여성 관객에게 관람 소감을 물었다. "정말, 정말 좋았어요" 한국어로 대답해주는 그녀들. 한국 문화원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보고 추첨에 당첨되어 오게 되었다는 50대 주부들은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문화원 홈페이지는 매일 보고 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한국어를 섞어가며 말했다.
 
공연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친근함이 느껴졌다며 "연예인도 좋지만, 앞으로 이런 문화적인 교류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 지난해 주일 한국문화원 개원식     ©jpnews

일본의 해외문화원 중 최초로 단독 빌딩을 세운 한국문화원. 한일간의 문화적 교류를 바라며 지어진 이 건물이 개원을 하고 벌써 1년이다.
 
넓고 좋아진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일본인들에게 한층 다가간 한국문화원은 지난 2월 세계 14개국 한국문화원 중 가장 실적이 뛰어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고, 세계 19개 지역, 41건의 한국영화제 중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코리아 시네마 위크 2009'가 최우수행사로 선정되어 표창되기도 했다.
 
1년 내내 행사를 기획하고 알리고, 모시느라 눈코뜰새 없지만, 1년 만에 이렇게 큰 성과를 나타낸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는 주일한국문화원 홍보담당자는 "일본분들이 한국에 대단히 관심이 많고, 찾아와 주시니 한국문화원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특히 요즘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고 다양한 세대에 더 많이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깝지만 먼 나라였던 일본, 그러나 이와 같은 활발한 문화교류로 이미 일본과 한국은 가까워진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주일 한국문화원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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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3/26 [08:56]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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