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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혼자서 롤러코스트 못 타게 하나?
일본 놀이 공원에서 느낀 장애인의 레져 문화권에 대한 베리어
 
신경호(동화 작가)

지난 연말 연시에 우리집에는 귀한 손님이 왔었다. 한국에서 아내의 친구 아들과 조카가 일본 구경을 하고 싶다며 놀러 왔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녀석을 안내한다는 핑계로 덕분에 동경에 살면서도 평소 가보지 못했던 이곳저곳을 가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외국인이 일본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아사쿠사를 거쳐 ’은하철도999’를 그린 작가가 디자인했다는 배를 타고 오다이바를 갔을 때의 일이다. 오다이바에서 배를 내린 녀석은 바로 그 곳에 있는 실내 놀이공원을 보고는 놀고 싶다고 했다. 장애인 할인도 가능한 놀이 공원이어서 주머니 부담도 별로 느끼지 않고 들어 갔다. 

사실 나도 놀이공원의 여러가지 탈것들, 그 중에서도 롤러코스트나 바이킹 같은 놀이 기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어서 녀석 보다 내가 더 들어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매표소에서 받아든 놀이 공원의 놀이기구에 대한 설명서를 녀석과 사촌 누나,그리고 내가 서로 낑낑거리며 어느 것을 먼저 탈까를 고민했다. 
우리가 놀이공원에 들어간 때가 오후 3 시 무렵이어서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첫번째 놀이기구는 역시 롤러코스트였다. 뭐니뭐니해도 놀이기구의 꽃은 롤러코스트 아닌가?

롤러코스트 앞에서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우리 순서가 왔다. 그런데 케인(시각장애인용 흰지팡이)를 들고 있는 나를 본 안내 요원은 내게 탈 수가 없다고 하였다.

 “손님 죄송하지만 손님은 이 놀이기구를 탈 수가 없습니다.”
“왜요? 자유 이용권 끊었는데요.”

나는 안내 요원에게 자유 이용권을 보여 주며 말했다.

“표가 문제가 아니고요. 이 놀이기구는 상당히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기구이거든요. 만약 중간에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와야 하는데 혼자서 가능하겠어요?"

“당연하지요. 전 시각장애인이지 다리가 불편한게 아니거든요.”

“손님. 계단이 상당히 많아서 매우 위험합니다. 손님은 죄송하지만 이 놀이기구는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왜 자유이용권을 팔았나요?”

“이 놀이 기구 말고 다른 기구는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이용이 가능한 다른 기구를 타시죠.”

사실 나는 입장시 표를 팔던 판매요원으로부터 내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를 체크 받았었다. 그런데 내가 처음 타고자 했던 놀이기구는  ‘이용 불가’ 리스트에는 없는 놀이 기구였다. 그런 사실을 안전요원에게 말해도 소용없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날 롤러 코스트를 탈 수가 없었다. 안전 문제라고 해도 어떤 기준 같은 것도 없었다. 안전 요원에 따라서 이용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듯하다. 도쿄 돔구장 바로 앞에 있는 놀이공원에 갔을 때는 이용에 제한을 받지 않았었다. 물론 당시에도 안전 요원은 다른 이용자와 함께 타는 조건으로 타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었다.

안전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놀이기구등을 이용시 어느 정도의 제한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준은 장애인 특성을 감안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부터는 장애인의 레져나 문화 같은 영역에서도 베리어 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생존 자체의 문제에 대하여 많은 노력과 개선이 있어 왔다면 이제부턴 레저, 문화 같은 삶의 질을 높이는 부문에서도 장애인의 베리어프리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2005년, 나는 오마이뉴스와 모여행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장애인에게 여행의 자유를'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일본 여행 체험을 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이 여행을 하기에 상당한 물리적 제약이 있는 현실에서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찾기위한 행사였다.

시각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장애 유형을 가진 14 명의 장애인이 참가한 행사였는데 일본의 큐슈 지방을 3박 4일간 여행했었다. 그때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거의 모든 여행지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거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유람선의 갑판 위에까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모든 여행지를 모든 참가자가 다닐 수 있었다.

물론 그런 면은 일본의 모든 여행지에서 반드시 갖추어져 있지는 않다. 또 어쩌면 행사 주최측에서 그런 제약이 없는 장소만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시설의 완비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일본 키치조지 근처에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에서의 우리 가족의 체험은 매우 신선했다고 할 수 있다. 이노카시라 공원은 벚꽃이 매우 아름다운 공원이다. 봄이면 벚꽃 구경을 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공원 가운데로는 작은 호수도 있어 오리배나 보트도 탈수가 있다.

▲ 도쿄 이노카시라 공원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2 년 전 우리 가족이 이 공원에 갔을 때의 일이다. 딸 아이와 아내와 함께 오리배를 타고 싶었다. 평소 호수가에서 가족이 단란하게 오리배를 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매우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나도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안전 요원에게 우리 가족도 오리배를 탈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 안전요원은 필요하다면 자기가 안내를 해주겠다며 손수 오리배의 핸들을 잡았다.

나와 아내가 열심히 페달을 밟고 딸 ‘신비’는 매우 행복해했다. 그 때는 벚꽃이 절정을 이뤘던 때라 아마도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일년 중 제일 바쁜 때였을 것이다. 오리배나 보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도 매우 많았다. 그런 바쁜 상황에서도 우리 가족만을 위해 30분 시간을 내준 안전 요원에게 정말 고마웠다.(사실 1 시간 이용하려 했는데 페달 밟는데 무지 힘들어 30 분 만에 끝냈다.

모든 장소에서 이노카시라 공원 같은 배려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단지 장애인을 포함한 어떤 베리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서로 찾아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안전요원 핸들만 아니고 페달도 밟아 주었다면 더욱 고마웠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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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입력: 2010/02/10 [09:01]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대단합니다... 허허 10/02/10 [11:57]
오리배 30분 타는게 보통 노동이 아닌데;; 수정 삭제
일본도 이런저런 면이 있군요. 그리고 표기법 문제 하나. 지나가다 10/04/11 [04:45]
일본은 선진국이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런 면도 있었군요. 그런 면에서는 서방세계가 더 배려를 철저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지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롤러코스트가 아니고 롤러코스터라고 써야 맞습니다. 사소한 거지만 모르고있으면 계속 틀리실까봐 알려드립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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