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맨, 가사남이라는 말을 퍼뜨려 육아, 가사를 돕는 남성들이 늘었으면 좋겠다"
지난 29일, 나가쓰마 아키라 후생노동성 장관이 말했다. 아이들을 돌보고, 가사일을 도와주는 가사남은 지난해부터 일본 미디어들 사이에서 회자되었으나, 장관의 한 마디로 가사남이라는 말이 일본 전국에 확산될 조짐이다.
육아맨(イクメン)이란 육아(イクジ)에 멋진 남자(イケメン)가 합쳐진 말로, 아이들을 키우는 데 열심인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육아를 잘 하는 싱글 파더',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 '육아상담에 참여하는 아빠'를 육아맨이라 부르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린이 수당' '보육원 정원 늘리기' 등 여러가지 정책적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양의 선진국에서는 저출산 문제도 사라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육아맨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육아맨이 되고 싶은 아빠들도 증가중! ©이승열/jpnews | |
직장인 대상의 웹사이트 e 우먼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신과 가까운 사람 중에 육아맨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반 수 이상. 또한,
'연봉 1억원에 육아를 돕지 않는 남자'와 '연봉 3000만원에 육아를 돕는 남자' 중 누구를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65.4%의 여성들이 후자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육아맨이 되고자하는 젊은 남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2009년 조사에 따르면,
'가사, 육아에 현재보다 더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54%를 차지(베넷세 차세대 육성 연구소). 2005년도 조사에 비해 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맨, 가사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기업들은 서둘러 육아맨을 위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키가 큰 아빠들도 허리를 굽히지 않고 유모차를 밀 수 있도록 손잡이의 높낮이 조절이 되는 유모차, 기저귀와 젖병을 넣을 수 있는 남성용 가방 등을 취급하는 육아맨 전문매장도 생겼다.
▲ 아빠도 엄마도 사용하기 좋은 해외 유아용품이 각광받고 있다 ©이승열/jpnews | |
영국에서 인기인 육아맨들을 위한 잡지 <fq>도 지난 2006년 말에 일본에 발간되어 최근 판매부수를 늘리고 있다. 잡지는 3개월에 한 번 발간되는데, 오바마 대통령, 헐리웃 스타 조니뎁 등 유명인들의 육아 이야기가 매호 실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남성들이 가사, 육아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적은 편. 2일 도쿄신문은 일본 남성들이 도와주고 싶으면서 육아, 가사에 많이 참여할 수 없는 이유를 선진국보다 높은 '장시간 노동'에 있다고 보았다.
일본은 출퇴근하는 시간을 포함하여 일하는 시간이 일일평균 12.8시간으로, 미국은 11.3시간, 프랑스는 11.2시간에 비해 1시간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를 마치고 회사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먹고 마시는 회식은 제외한 것으로, 회식까지 포함할 경우 일본의 일하는 시간은 더욱 길다고 말할 수 있다.
신문은
"정부가 정말 육아맨을 증가시킬 것이라면 먼저 아빠들의 노동시간을 줄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일을 끝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일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육아맨이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해 가을에 열린 베이비&실버쇼 - 유모차- ©이승열/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