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의 30년 숙원인 현대제철이 1월 5일 화입식을 갖고 첫출발을 시작했다. 일본 철강 제조업체 수출량의 1/4을 차지하는 한국시장에 현지 경쟁업체가 늘어난 상황을 일본언론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 주요 신문인 <아사히>와 <니혼게이자신문>은 경계감을 담아 현대제철 가동소식을 소개했다.
아사히신문(1월 6일자)은 "한국 현대자동차 그룹계열의 현대제철은 5일, 한국중서부에 건설한 고로의 화입식을 가졌다."며, "현대로서는 첫 고로로 자동차용 강판의 '자체조달'을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은 "장래에 아시아의 철강재 공급과잉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국제 2면의 주요기사로 현대제철 소식을 다루면서 "고로는 충청남도 당진이 일관제철소에 건설됐다. 1기가 4월부터 양산테세에 들어가고, 2기도 내년초에 완성예정이다. 철강생산력은 둘다 연간 400만톤으로 제철소에 투자금액은 약 5조8400억원(약4,700억엔)"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제철은 "수요 등을 따져보면서 3기도 건설해 2015년을 목표로 연간 1200만톤 태세를 갖출 예정이다. 기존의 전기로를 포함한 현대 철강생산능력은 2천만톤을 넘는다."고 소개했다.
아사히는 현대제철의 건설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철광석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고로'는 철스크랩를 녹여서 철강을 만드는 '전기로'에 비해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고품질 철강생산에 유리하다. 다만 건설에 거액의 자금이 필요해,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철강최대기업인 포스코 밖에 '고로'를 갖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산하의 기아자동차가 쓰는 강판은 포스코나 일본 메이커에서 조달이 많았고, 고로 건설은 현대그룹의 오랜 염원이었다." 신문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소재, 부품부터 자동차까지 최적의 일관생산체제가 갖춰져, 상승효과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한 소감도 전했다.
신문은 현대가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을 안정적으로 바로 생산해내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자동차가 기아차 연구원도 포함해 기술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포스코의 자동차용 강판 점유율도 내려갈 수 밖에 없다.(한국 철강업계를 잘 아는 애널리스트)"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제철이 자동차 뿐 아니라 건설이나 가전제품, 조선용 까지 포함해 폭넓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은 현재의 철강생산능력에서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본철강의 총수출의 1/4을 점하는 최대의 판매처이기도 하다."라며,
"일본의 내수가 침체된 가운데, 일본 철강 메이커는 고급철강 소재를 중심으로 한국에 수출함으로써 제철소 가동률을 높여야한다."고 조언했다.
▲ 아사히 신문 "현대차 일관 생산 시동" "철강 일본업체에 영향도" ©아사히 신문 | |
◆ 닛케이 "일본 철강업계 라이벌 생겨"니혼게이자이신문(1월 6일자)도 "현대제철의 연간 철강생산능력은 400만톤으로 4월부터 풀가동하며, 내년 1월에는 2기째가 완공되는 한편 3기째도 계획하고 있어,
일본의 철강메이커로서는 한국 수출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고로에서 생산하는 강재의 일부는 현대자동차와 산하 기아자동차의 차체 고급강재로 공급하고, 소재부터 완성차까지 전부 그룹 내에서 처리하게 되어 세계적으로 이례의 체계를 갖추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또,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건설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는 데 주목하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가전,조선용 강판도 현대제첼이 공급할 계획."이라 "일본의 철강메이커로서는 경기회복이 빠른 한국 제조업에 재료를 공급하는 라이벌이 늘어난 형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 현대제철이 '아시아 공급 과잉' 불러올 수도 있어
한편, 일본 철강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현대의 고로가 가동돼도
"일본 수출에 대한 영향은 단기적으로 적다."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설립 직후에는 품질의 안정이 어렵고, 당분간은 건축용 등 범용재가 생산의 중심이
▲한중일 철강 생산 및 수출입, 08년, 단위 톤 ©아사히 신문 | |
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타격은 일본 보다는 한국에 범용재 소재를 많이 수출하는 중국 메이커쪽이 영향을 받기 쉬울 것이라고 아사히는 내다봤다.
그러나, 고베제철소의 영업담당자는
"바로 영향은 없겠지만, 몇년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도 고로 신설이 계속되고 있고, 공급능력의 과잉이 높아진 상황. 지금은 중국의 내수확대로 철강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나 경제정세에 따라 시장상황이 크게 무너져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현대의 고로가동은 이런 미묘한 균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문은 일본 제철 메이커로서는 새로운 판로 개척이라는 과제가 생겼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한국의 제철회사 4곳에 출자하고 있는 일본 철강 대기업 jfe 스틸은 09년 11월 인도의 철강 대기업 jsw 스틸과 포괄절 제휴를 맺었다."라며, "동남아시아나 중동에도 영업담당자를 장기간 출장시켜, 수출처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일본 내 복잡한 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