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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日 변화할까
[코로나 사태로 보는 日사회] 日변혁의 계기된 코로나 사태
 
이지호

일본에 오래 살거나, 자주 찾는 이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일본은 참 바뀌지 않는다"

 

90년대에 필자가 첫 경험한 일본과 지금의 일본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담배값이나 장어값이 크게 올랐다는 걸 제외하면 시장 물가도 1,20년전에 비교해 여전하다. TV프로그램 구성도 크게 바뀌는 일이 없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덜 선정적이라고 할까. 

 

거리 풍경도 그대로다. 대를 이어 수십년 넘게 장사를 하는 노포가 많다. 재건축이 활발한 편이 아니다보니 거리 분위기도 옛모습 그대로인 곳이 많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런 요소뿐만 아니라 비지니스 방식 등 사회의 많은 요소가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일본도 물론 변화한다. 하지만 느긋하다. 일본에 있으면 워낙 하루하루 급격하게 변화하는 한국과는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일본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장점으로 느껴질 때도 많다. 무엇보다 평온하다.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적고 삶이 예상가능하다. 막가파식이 없다. 재개발에 수십년이 걸리지만 한국처럼 용역을 써가며 반강제적으로 밀어붙이는 일도 없다. 장사를 하든 거주를 하든 월세도 항상 그대로다.

 

문제는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점에 있다. 전세계적으로 변화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일본만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있다. 이는 차이를 만든다. 일본이 그 차이를 체감할 일은 없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일본은 근래 2,30년 사이에 한신대지진, 동일본대지진(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등 굵직한 사건사고가 많았다. 인명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일본에게 있어서 코로나 사태보다도 더 위중한 사태가 여러차례 있었다. 차이라면, 코로나 사태는 범지구적으로 발생했다. 

 

거의 동일선상에서 각국이 코로나 대응에 나서게 된 것이다. 바이러스에 맞서 얼마나 적절하고도 효율적으로 대응하는지 적나라하게 비교될 수밖에 없다. 각 국가나 사회 시스템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일본은 장기 침체기를 걸었지만 그래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그 간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 사태는 가려져 있던 일본의 속살을 하나씩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 스스로도 놀랐던 점은, 경제규모에 비해 행정이나 비지니스 현장의 디지털화가 상당히 미진하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사회가 코로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낮은 재택근무율이 대표적이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를 가로막은 이유는 다름아닌 ‘도장’이었다.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출근하는 이가 많았던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의 규모 확인 과정에서도 아날로그적 행정이 문제가 됐다. 후생노동성이 각 보건소로부터 팩스로 확진자 정보를 받는 구조였던 탓에 검사 뒤 확인, 집계까지 수일이 걸리는 것은 물론 그 정확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실제 팩스는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본의 일선 기업에서도 여전히 애용되는 통신 수단이다. 도장, 팩스 등 이처럼 일본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 새삼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1인당 10만엔의 국민지원금 지급에 있어서도 아날로그적 행정으로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데 3달 이상이 걸리면서, 주민정보의 일원화, 체계화의 필요성도 더욱 부각됐다.

 

흥미로운 지점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되지 않은 비효율적인 사회 단면들도 함께 조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일본에서는 최근들어 운전면허증의 연호 표기를 서력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9년, 천황이 바뀌면서 연호가 ‘헤이세이(平成)’ 33년에서 ‘레이와(令和)’ 1년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작년부터 운전면허 만료시기를 착각해 면허갱신 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다수 발생했다. 그들의 운전면허증에는 만료시기가 레이와 1년, 2년이 아닌 헤이세이 32년, 33년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한 한 일본 언론사의 기사가 포탈사이트 ‘야후 재팬’을 통해 게재됐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댓글은 2천개 가까이 달렸다. 

 

재미있는 점은 서력표기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다 댓글의 의견에서는 “악습”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천황과 전통을 중요시여기는 일본의 정서상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는 일본 사회에 큰 변혁의 계기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아날로그적 행정을 타파하고자 올 9월 1일부터 디지털청을 개설해 개혁에 나설 방침이다.

 

문제는 관성에 젖어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가 변화하면 손해를 보는 이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도장 문화의 경우도 일본 인감업계와 정치권의 유착 때문에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되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당시 다케모토 나오카즈 의원(인감문화지키기 연맹 회장)이 디지털 행정을 담당하는 IT담당장관에 취임한 사례만 봐도 그 유착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각 요직에 앉는 이들은 IT나 디지털행정에 문외한들이고 관심이 없다. 고령에 컴퓨터와 무관한 일생을 살아온 전업 정치인들이다. 장관 인사에 전문성에 대한 고려는 없다. 파벌세력별 자리 배분이 주요 고려사항이다. 2018년도에 사이버보안대책 담당장관을 겸임한 사쿠라다 요시타카 당시 올림픽담당상이 컴퓨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평소 SNS활용에 능숙한 현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이 행정의 디지털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 국내의 기대감이 크다.  

 

과연 일본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환골탈태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고 마이페이스를 유지할 것인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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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07 [13:2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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