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견해가 담겨 있으며, 이는 제이피뉴스 편집방향과 무관하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8월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해 잠깐 언급했지만, 한국의 국기 태권도에 출전하는 일본인 여자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자 57kg급 대표인 하마다 마유(만 22세)로, 지난해 러시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81cm의 긴 다리를 살린 강렬한 킥이 주특기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도 5위에 올랐다.
올림픽 시즌이 다가와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스포츠신문들은 유망주들을 기사로 다루기 시작한다. 축구 등 인기종목의 출전선수들은 다룰 기회가 많기 때문에 내 머리 속에 이름이 인풋되어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비인기 종목이 많다. 일본에서는 태권도도 그 중 하나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눠도 하마다가 4년 전 런던에서 입상한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없었다. 그런 만큼, 태권도 종목에 금메달 후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응원하고 싶어졌다.
하마다의 재미있는 점은 "금메달을 따서 집을 짓고 싶다"며 자신의 가난함을 솔직하게 말하는 점이다. 헝그리정신이 돋보인다.
하마다 남매는 오빠 두 명을 포함해 세 명 모두 태권도 선수다. 규슈 사가 현 출신이지만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 코치와 만나 경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강해진 뒤에도 해외원정 때마다 금전면에서 어려움을 겪어 연습상대와 동행하지 못하고 홀로 떠나야했다. 태권도의 본고장인 한국을 비롯한 여러나라로 떠나는 해외 원정은 아무래도 비용이 들어 그의 아버지가 많이 고생했다고 한다. 돈에 여유가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일본 아동복 브랜드 미키하우스의 지원을 받게 되고나서부터 그 미키하우스 소속으로서 리오 올림픽에 도전하게 되었고, 겨우 경기환경이 개선되었다.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미키하우스, 일본 태권도 협회 측이 리오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으로 총 6500만 엔을 내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서 하마다의 눈빛이 달라졌다.
외가쪽 친척 중에 유명 여자 경정(모터보트 경주) 선수 테라다 치에(寺田千恵, 만 47세)가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하마다도 그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는 경정 선수가 꿈이었다고 한다. 경정은 일본의 독자적 갬블스포츠로, 여성 1류 선수의 경우 연간 5000만 엔 이상을 벌어들인다. 한국에도 수출되어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에 경정장이 있다. 종목이 달라도 프로스포츠로 돈을 벌고 있는 친척이 있다는 점은 나름의 힘이 된다.
리우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는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제이드 존스(영국), 에바 칼보 고메즈(스페인) 등이 강적이다. 물론 한국선수도 라이벌이다. "자신의 방식을 유지하여 금메달을 따고 싶다. 아버지를 위해서도 낡은 집을 다시 짓고 싶다"는 하마다의 마음이 통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