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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 고려 인삼 얼마나 알까?
'증평인삼 일본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구지은 인턴기자
신종 인플루엔자에 효과가 있다고 보도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삼이 일본에 상륙했다.

2010년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충북인삼농협이 주최하는 '증평인삼 일본 페스티벌'이 9월 29일과 30일 이틀간에 걸쳐 각각 후쿠오카와 도쿄에서 개최됐다. jpnews는 30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행사를 찾아가 보았다.

이번 행사는, 건강식품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향내 때문에 인삼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다양한 인삼요리를 선보여 인삼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열린 것이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증평인삼을 소개하는 영상을 비롯해 한일예술공연, 그리고 인삼 관련 제품 전시 및 시식회가 준비돼 있었다. 
 
▲ 시식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 이승열 / jpnews
 
행사에는 권철현 주일대사, 충북 도지사, 증평군수등 한국측 인사와 함께 일본의 정계인사, 거대 일간지 및 방송국의 전직 서울 특파원 출신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최측에 의하면, 이들 일본 언론 관계자들을 향후 증평인삼 홍보대사로 위촉해 한일 양국 간의 우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일본인들이 과연 인삼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을까 했는데, 행사가 시작되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관람객의 주 연령층은 5, 60대이상의 장년/노년층이었지만, 부모님과 함께 온 중년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굳이 인삼뿐만이 아니라 한국 전통 예술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한국에 몇 년간 거주했다는 한 할아버지는 jpnews의 취재에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아, 나는 인삼 때문에 온 건 아니야" 라며 "한국의 전통 음악을 좋아하는데, 오늘 여기서 판소리 공연을 한다길래 찾아 왔지요"라고 말했다.
 
한국문화원 근처에 거주한다는 노리코(70) 할머니는 "이 건물(한국문화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건물이 멋있어서 꼭 와보고 싶었어. 근데 마침 내 친구 '오쿠라 쇼노스케'가 여기서 공연을 한다길래. 또 난 판소리를 너무 좋아하거든. 한국 전통 음악무대도 있다고 해서 얼른 좋다고 왔지~ "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당연히 인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다들 판소리나 한국전통문화 이야기만 해서 조금 당황했지만, 인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모두들 "예전부터 고려인삼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웃으며 대답한다.  
 
페스티벌의 첫번째 순서로 15분간 증평인삼을 홍보하는 영상이 상영됐고, 이어 충북지사, 증평군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인사말을 듣고 있노라니 인삼의 우수성보다는 '증평'이라는 지역선전에 치우친 느낌이 들었다. 또 내빈들이 상영 도중에 행사장에 들어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있었다. 게다가 상영중에 이들에게만 인삼차를 건네고 행사를 보러 온 일본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는 아무런 서비스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인삼요리 시식회가 있었지만, 이것 역시 일반관람객들은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길다랗게 줄을 서서 먹어야만 했다. 내빈들이 따로 마련된 곳에서 시식회를 한 것과 비교해 본다면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핀트가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빈들에게 '접대'하는 것 보다 일반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게 훨씬 홍보효과가 있을텐데 말이다. 
 
▲ 인삼축제     ©이승열/jpnews

이어 한일전통예술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측에서는 판소리 공연, 그리고 전통무용가 정명자(53)의 춤사위가 펼쳐졌고, 일본측에서는 중요 무형 문화재 기능보유자인 오쿠라 쇼노스케의 북공연과 살풀이가 장내를 휘어잡았다. 또 현대적으로 어레인지된 아리랑도 연주됐다. 
 
특히 한국의 '북공연'은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삼면으로 둘러싸인 북을, 허리를 꺽어가며 두드리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관람객들은 넋을 잃은채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역시 메인은 인삼제과 및 인삼주, 그리고 인삼요리 시식회였다. 일본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홍삼캔디와 인삼주였다 '아메'(사탕)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홍삼캔디는 인기만점이었다. 일본인들은 공짜에 선뜻 손을 못 내민다는 설(?)과는 달리 사람들은 홍삼 캔디를 받기위해 너도나도 손을 내밀었다.
 
인삼주는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인삼주, 홍삼주가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술은 직접 담근 인삼 막걸리였다. 너무 인기가 있길래 취재중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한잔 받아 마셨다. 막걸리의 단 맛과 인삼의 쌉싸름한 맛이 잘 어우러져 시중의 막걸리와는 다르게 뒷맛이 상당히 깔끔해다.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있던 가와가미 요노부(68)에게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니고리자케(일본식 막걸리) 같은데, 아마자케(감주와 비슷한 일본 전통술)에 쓴 맛이 가미되어서 맛있네요"라고 평했다.
 
그런데 그가 돌연 나에게 "자기 한국사람이지? 그러면 알겠네. 저기 흰색(인삼주)하고 붉은 색(홍삼주)은 차이가 뭐야? 둘 다 인삼으로 만든 거라던데" 라고 물어왔다. 즉 인삼과 홍삼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어온 것이다.
 
고려인삼으로 유명한 한국의 국민으로서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솔직하게 말했다.
 
"전 아직 어려서 인삼을 거의 먹어보지도 않았고 관심도..."
 
그러자 가와가미 씨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하하하. 나도 사실 고려인삼 덕분에 젊어 보이는 편이야. 내 피부 좋은거 봐 봐. 35년전 서울에 처음갔을때 먹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일 마셔"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그의 얼굴피부는 68세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윤기가 흘렀다.
 
시식회 현장에서는 요리연구가 조선옥 씨가 조리한 총 8가지 음식이 준비돼 있었다. 인삼곶감말이떡, 인삼육포, 인삼병, 인삼차, 인삼을 넣은 양배추 김치, 다진 고기로 인삼과 대추를 말은 요리, 인삼간장 삼겹살, 인삼 영양떡이 그것들이다.
 

▲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으신 상냥한 노리코 할머님   © 이승열/jpnews
음식이 양껏 준비돼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본인이 소식(小食)한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음식은 금세 동이 났다. 일본인들은 '맛있다~' , '김치에 인삼도 들어가는구나' , '인삼차 한 잔 더 주세요' 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노리코 할머니는 "나는 건강이 안좋아지면 인삼 농축액을 먹어. 고급품이라 그렇게 자주는 못 먹고, 또 인삼은 향이 강해서 먹기도 힘들지. 하지만 여기 요리들은 향내도 별로 안나고 아주 맛있어"라고 말씀하신다.
 
할머니는 또 어떤 인삼제품이 가장 맘에 드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일상적으로 먹는 '인삼차'하고 '홍삼 캔디'가 좋아. 사탕 더 받아가야지. 호호호"라고 사람좋게 웃으셨다.

한국의 북장단이 좋았다는 할머니, 김치가 맛있다며 세 번이나 담아가는 할아버지, 인삼차를 두 세잔 더 마시거나 사탕을 많이 받았다고 좋아하시는 할머니들. 
 
처음 열린 인삼 페스티벌이라 진행상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이렇게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더 많은 일본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인삼이 알려졌으면 한다. 
 
우리 인삼 많이 드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 사진으로 보는 '증평인삼 일본페스티벌' 


▲ 증평인삼  ©이승열/jpnews

▲ '오쿠라 쇼노스케'의 북 공연과 한국 전통춤이 어우러진 한일 합동 공연  ©이승열/jpnews
 
▲ 박수갈채를 받았던 북 공연  ©이승열/jpnews
 
▲ 한국에서 건너온 인삼 제품  ©이승열/jpnews
▲ 커다란 인삼주를 보며 놀라워하는 사람들  ©이승열/jpnews
▲ 한국에서 건너온 다양한 인삼 제품  전시회 ©이승열/jpnews
  
▲ 홍삼주와 인삼주. 일본 사람들은 홍삼주에 조금 더 점수를 매겼다  ©이승열/jpnews
 
▲인삼 막걸리부터 인삼 요리까지 손수 준비한 조선옥 요리연구가.  © 이승열/jpnews
▲인삼요리 한 상, 어떠세요?  ©이승열/jpnews

▲ 300여명이 맛 볼 맛깔스런 인삼음식들. 왼쪽부터 양배추김치, 인삼육포, 인삼곶감말이떡, 인삼만두, 다진 고기로 인삼과 대추를 말은 요리, 인삼 영양떡, 인삼간장 삼겹살   ©이승열/jpnews
▲ 인삼 요리를 준비하신 요리사와 요리연구가 조선옥씨.  왼쪽부터 인삼간장 삼겹살,인삼병, 인삼육포, 인삼곶감말이떡, 인삼 영양떡, 인삼차  ©이승열/jpnews
▲ 몇몇 서양 사람들도  참석했다  ©이승열/jpnews
▲ 골고루 하지만 조금씩 집어가는 센스 ~ 는 초반에만 볼 수 있었다  ©이승열/jpnews
▲ 쫄깃쫄깃한 질감에 은은한 인삼향이 입 안에 퍼져 먹기 좋았던 달콤한 인삼정과  ©이승열/jpnews
▲ 인기만점 홍삼캔디 ! 일반 홍삼캔디와 달리, 향이 강하지 않아 먹기 좋았다. 홍삼캔디 덕분에 장내는 홍삼 향기로 가득했다  ©이승열/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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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04 [10: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홍삼과 인삼의 차이 손님 09/10/04 [16:23]
기자님의 솔직한 답변은 좋았지만
결국 이 기사를 읽고 한번쯤 홍삼과 인삼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셨을텐데요. 기사 말미에 짧게나마 설명을 덧붙였다면 좀 더 좋을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짧은 상식은 홍삼은 인삼을 9번찌고 말려서 만든 것으로 기존 인삼이 체질상 맞지 않는 분들도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게 특징이죠 수정 삭제
오사카에서는 이런 행사 안하나... 수하네 09/10/04 [18:29]
도쿄만큼이나 관심들이 많을텐데..
작년에 교세라 돔에 배용준이 왔을때는 무슨 사고가 난 줄 알았습니다.
마쯔리나 하나비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떼로 몰려가길래..
관서지방을 대표하는 곳인데,
관심 좀 가져주세용^^ 수정 삭제
그렇군요... 우드 09/10/04 [19:04]
저런행사가 있었어 ㅎㅎㅎㅎ 수정 삭제
손님 감사ㅎㅎ 09/10/04 [19:56]
내 친구들(일본인)은 인삼 향에 다들 경끼하는데...인삼비누에 토하는 애도 있는데... 수정 삭제
ㅇㅇ ㅇㅇㅇ 09/10/04 [20:44]
홍삼 먹고 싶다 수정 삭제
생생한 현장기사 감사드립니다. ㅇㅇ 09/10/05 [01:56]
요즘 제이피뉴스 자주 오는 이유가 이런 공감가고 믿을 수 있는 기사들이 있어서..... 게다가 재미있어요. 수정 삭제
근데 구증구포만 홍삼은 아닐겁니다. 근데 09/10/09 [19:09]
그냥 쪄서 말린게 홍삼이지 꼭 구증구포는 아닐거에요. 되려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린(구증구포)건 흑삼이라는게 있더라구요. 수정 삭제
보통인삼은 3년근으로 삼계탕이나 생식용으로... 나고야통신 10/01/02 [21:34]
많이쓰이고 홍삼은 5-6년근으로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정식으로
수매해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 가공처리하는것으로알고
있읍니다.
물론 홍삼이 월등이가격도 비싸고요 수정 삭제
기사가 좀 ....이상해요. 봉건 일본 10/03/26 [22:18]
일본인들은 인삼에 한이 맺혔어요...제가 알기론 18세기 고려 인삼 때문에 일본 은화가 씨말랐다는것 KBS에서도 방영 했는데...오죽하면 당근도 인진이라고 부릅니까...일본인들은 인삼을 인진 혹은 진생이라고 하는것 알고 있죠...역사적으로 인삼때문에 혼이 나고 비싸다는것을 역사적으로 알고 있기에 일부러 인삼은 냄새가 심하다고 하는 억지 핑계가 생긴것 입니다....거의 150년동안 세뇌된거죠...인삼 좋다는것 다 알고 있습니다...참고로 제 마누라는 일본인입니다.더 이상은 귀챦아서...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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