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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정권비판 못하는 분위기 있다"
언론인·학자들 성명 "비판 못하는 사회가 70년전 일본을 전쟁의 파멸로 이끌어"
 
이지호 기자

이슬람 수니파 계열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에 의한 일본인 인질 사건 이후, 정권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일본 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프리 저널리스트와 학자, 문화예술인 1200명은 9일, '익찬 체제(翼賛体制)의 구축에 대항하는 언론인, 보도인, 표현자(예술분야 종사자)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이날 도쿄에서 열렸다.

 

여기서 말하는 익찬 체제란,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던 당시, 일본의 온 국민이 관제 국민통합단일기구인 대정익찬회(大政翼賛会)를 중심으로 오로지 군부 방침만을 지지하고 따라야 했던 체제를 말한다.

 

즉, 이번 성명서는 일본 정부가 언론을 억압해 21세기판 '익찬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우려이자, 이에 대항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이 성명에는, 영화 감독 모리 다쓰야(森達也), 사회학자 미야다이 신지(宮台真司),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 나카지마 다케시 등 유명 언론인, 학자, 문화예술인 다수가 참여하였고, NHK 디렉터와 신문기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성명 발표 참여자들은 이달 2~4일, 중·참 양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의원이 아베 정권을 상대로 일본인 인질 사건에 대해 질의한 내용을 NHK와 지상파 민영방송사가 얼마나 보도했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많은 매체가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1분 이내로 짧게 방송하였고, 심지어 20초밖에 방송하지 않은 방송매체도 있었다고 한다. 길어도 4분이었다고 한다.

 

▲ 20150209 저널리스트 이마이 하지메    

 

이 성명에 참여한 저널리스트 이마이 하지메(今井一) 씨는 "정부가 언론에 의해 감시, 검증 받고 비판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판 회피는 전전(戰前)의 익찬체제로 연결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마이 씨는 "일본 언론은 자숙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다.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의 코멘데이터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 씨도 "지금 상당히 위험적인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1월 말, TV아사히 방송에 코멘데이터로 출연하여 인질사건과 관련해 '아이 엠 낫 아베'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인터넷상에서는 "정권비판을 하지 말라"는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비난은 도를 넘어 협박으로 이어졌고, 심지어 가나가와 현 경찰로부터 집 주변 경비를 강화하자고 제안 받았을 정도였다. 성명서는 "비판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70년 전, 일본을 전쟁의 파멸에 이르게 했다"며 현재의 일본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작년 말 중의원 선거 전에 자민당 정권이 각 언론사에 '공정한 보도'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고가 씨는 당시에도 "보도의 자유를 잃기까지 3단계가 있다"면서 첫단계는 보도 억압, 두번째는 보도기관의 체제 영합, 마지막 단계에서 선거에 의한 독재정권의 탄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보도 자숙이 만연하여 국민에 올바른 정보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게재된 기자회견 영상(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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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11 [16:4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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