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일약 일본 최고의 피겨스타로 떠오른 하뉴 유즈루(20) 선수가 연습 중 부상을 당해 일본 피겨팬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 차이나컵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하뉴는 8일, 프리스케이팅 경기 직전 6분간의 공식연습에서 중국 선수와 강하게 충돌, 지면에 얼굴을 부딪혔다.
이마와 턱에서 피가 흘렀고 한동안 누운 채로 일어서지 못했다.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일어난 뒤에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링크 밖으로 나와 치료를 받았다.
이 같은 부상에도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이마에 붕대를 두르고 턱에 반창고를 붙인 뒤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섰다.
두 번의 4회전 점프 모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그가 보여준 부상 투혼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전날 2위를 기록한 그는 프리에서도 2위를 기록, 합계 237.55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만큼 일본 피겨팬들의 기대에는 약간 못미치는 결과다.
▲ 부상투혼 하뉴 유즈루
하뉴는 9일 오후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공항 로비에는 약 160여 명의 팬들이 하뉴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고, 하뉴가 나타나자 크게 환호했다. 하뉴도 팬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하뉴의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에 따르면, 하뉴는 정밀검사를 받은 뒤 일본에 남아 이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NHK컵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