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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그들의 세가지 얼굴
일본을 구성하는 '전쟁세대', '전후세대', '버블세대'
 
유재순
87년, 일본시사 주간지의 청탁을 받아 베트남 난민들의 보트피플 취재를 하기 위해 고토열도(高島列島)에 취재를 간 적이 있었다. 고토열도는 일본의 서쪽 맨 끝자락에 위치한 섬들로, 나가사키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40분간 가야 하는, 인구 7만여 명의 14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베트남 난민 수 십 여명이 보트를 타고 일본영토에 상륙, 일본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이유는 갑자기 국적불명, 성명불명의 사람들이 외딴 섬에 집단으로 몰려들자, 이섬 저섬 주민들이 거부를 하고 급기야는 일본정부마저 이들을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를 두고 우왕좌왕 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베트남 난민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일본언론들이 인도주의를 표방하며 보트피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와중에, 필자 또한 기자의 신분으로 도쿄에서 나가사키, 나가사키에서 행정적인 문제를 취재하고 다시 비행기로 고토 열도에 들어갔다.   

“한국이 어딘데?”
“코리아? 코리아가 뭐야?”
“그 나라는 뭘 먹고 살아?”

지금은 고토열도의 주민들 의식이 어느 정도 변했는지 알 수 없지만, 무작정 찾아간 민박집 주인은 필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일순 난감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표현하기 힘든 불쾌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런 말을 하는 민박집 주인 부부의 나이가 70대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태어나서 나가사키 항 외에는 바깥 세상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일본이 과거 한국을 장기간 지배한 사실조차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알고 있는 것은 일본이 자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다른 나라를 ‘조금’ 침략했다는 정도였다. 어느 나라를 침략했는지 구체적인 국명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아니 나라 이름 자체를 몰랐다. 취재하는 일주일 동안 필자가 가르쳐준 한국에 대한 지식이 아마도 외국에 대한 그들의 모든 지식인지도 몰랐다.
 
그만큼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섬 외의 소식에는 신기하리만치 무지했고 또 무관심했다. 때문에 베트남 난민들의 갑작스런 난입(?)에 그들은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시 도쿄로 돌아가보자.
 
87년 6월, 방을 얻기 위해 도쿄 시내 수 십여 군데를 돌아다녔다. 소위 시타마치(서민촌)라고 하는 동네에서부터 부촌이라고 일컫는 세다가야구의 어느 동네까지.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조센진와 다메!(조선인은 안돼)”라는 단 한마디의 말이었다. 거기에는 이유가 따로 없었다. 왜 조선인을 거부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묻는 필자에게 돌아온 건 “그냥” “무조건 싫어”라는 대답뿐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세다가야구에서 몇 대에 걸쳐 농사를 지었다는, 세다가야구 토박이 집주인을 만나 방을 얻을 수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집주인은 그 지역에서 소문난 땅부자이지만, 재력에 비해 지역 유지들로부터 차별과 무시를 받고 있었다. 이유는 식자층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한국인을 비롯한 타국의 유학생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임대를 주고 있는 아파트에는 유독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이렇듯 조선인(한국인)을 거부하는 이도, 기꺼이 방을 빌려주는 집주인들의 나이는 모두 60대 후반 혹은 7,80대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또한 전쟁세대들이기도 했다.
 


필자는 현재 20년 넘게 일본에서 살고 있다.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황금기와 ‘잃어버린 20년’을 몸소 지켜보며 일본의 언론계에서 일을 했다. 80년대 일본의 취재현장에서 마주하는 일본젊은이들은 어느 분야이든지 의욕이 넘쳐 흘렀다. 거침이 없었으며 실력 또한 특출했다.
 
그들은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었으며 자신감이 충만했고 도전정신이 강했다. 자신들의 머리 속에는 ‘실패’라는 것은 없는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러면서도 여유로움에서 오는 배려인지는 몰라도 제3자에게 참으로 친절했다. 상점을 가도, 택시를 타도, 주소지 하나만 내밀면 군소리 한마디 하지 않고 시간이 얼마만큼 소요가 되더라도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었다.
 
적어도 8,90년대까지는 그랬다. 이들에 대해 일본 사회는 전후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라고 불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일본열도에 이변이 일어났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국 대표 축구를 상징하는 빨간 티셔츠와 일본을 상징하는 파란 티셔츠가 넘쳐 흘렀다.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과 일본이 경기를 할 때마다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뛰쳐나와 한국인만 보면 서로 얼싸안고 “간바레 닛본(일본), 간바레 코리아!”를 외쳤다.
 
이들에게는 한일간 뒤틀린 과거의 역사문제는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것은어디까지나 부모세대들인 어른들의 문제였다.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팩트’였다.
 
그리고 2012년, 일본의 10대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췄다. 일본에서는 ‘강남스타일’이 전혀 안 떴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2012년 7월,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올라왔을 때, 세계적으로 뜨기도 전에 그 누구보다도 먼저 재미있는 노래라고 알아차린 것은 바로 일본의 중고교 댄스부였다.
 
이 같은 ‘강남 바람’은 다른 나라처럼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일본스럽게’ 조용히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그렇게 일본열도를 서서히 삼켰다. 일본 10대들치고, 또한 중고교 댄스부치고 이 노래에 따라 춤을 추지 않은 학생은 거의 없다. 흥겨운 춤사위에 서툰, 평소 몸짓 표현에 서툰 보수 어른들이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은 ‘2012년 일본 유튜브 조회수 1위’가 바로 일본노래가 아닌 강남스타일이었음이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다.
 
도쿄 고탄다에 있는 남녀공학 사립고등학교. 이 학교의 서클 중(일본에서는 부활동이라고 부른다)에 댄스부는 아주 유명하다. 학교 내 활동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공연을 펼치기 때문이다.
 
작년 7월 말, 이 학교의 댄스부 팀장은 타 학교에 있는 친구로부터 유튜브에 들어가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를 들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리고 며칠 후 그 팀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댄스부의 테마곡을 바로 ‘강남스타일’로 바꾸었다. 춤도 강남스타일로 바꾸었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강남스타일은 중고교 캠퍼스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일본 중고교의 ‘부활동’은 한국의 서클활동과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이를 두고 일본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어느 한국인 학부모는, “일본 중고생들의 부활동은 꼭 목숨 걸고 하는 것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 열정과 적극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신의 적성과 특기에 맞는 부(部)를 선택, 졸업할 때까지 활동을 하는데 학생들은 수업 외에 모든 에너지를 모두 이 부활동에 쏟아 붓는다. 대내외적으로 유명한 부활동의 경우,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연습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고교생의 경우,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 바로 이 부활동을 경유해서 가는 학생들도 많다. 그만큼 대학에서도 고등학교의 부활동에 대해 그 실력을 인정해 준다. 비록 학기초에는 ‘취미’로 시작하지만 3년 후 졸업할 즈음에는 음악이든 스포츠든 자신의 ‘특기’가 될 정도로 일정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도 교육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
 
이들 10대들의 특징은 ‘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오직 현재와 미래만 바라볼 뿐이다. 일본사회는 이 같은 젊은이들을 가리켜 ‘버블세대(바블경제 시기에 태어난 젊은이들)’라고 부른다.
 
이렇듯 일본에는 ‘전쟁세대’ ‘전후세대(단카이세대)’ ‘버블세대’가 있다. 이들 3 세대는 서로 성향이나 색깔이 전혀 다르다. 의식구조는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때문에 이 3세대가 한 가족일 경우, 때로는 낯선 타인보다도 더 거리가 먼 관계인 가족도 적지 않다.
 
부모가 자식 집에 가면서 반드시 예약(일본에서는 이것이 예의이고 상식이다)을 해야 하고, 숙식도 근처 호텔에서 해결한다. 이에 대해 부모나 자식 그 누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전쟁세대

일본사회에서 ‘전쟁세대’는 그야말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다. 왜냐하면 고령차원을 넘어 ‘초고령’이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글에서 일본의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23.3%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중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51,376명. 23.3%의 고령자 중 상당수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직접 경험했고 또한 7,80년대의 일본 황금기를 만끽한 세대들이다.
 
이들의 특징은 ‘과거에 묶여 산다’는 것이다. 늘 과거의 영화로웠던 대일본제국을 꿈꾼다. 비록 육신은 쇠퇴해가고 있지만 이들의 의식구조만큼은 젊은이들의 에너지보다 더 살아 꿈틀거린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결코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사실은 현재의 일본을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이 전쟁세대들이라는 점이다. 이 전쟁세대들의 특징은 정신력이 대단히 강하다는 것이다. ‘하면 된다’라는 신조를 마음속에 담고 산다. 실제로 그들은 실천도 해봤다. 자신들의 과욕 때문에 태평양전쟁에서 처절한 패배를 당했지만, 그 폐허 속에서도 일본은 경제대국이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이들은 또다시 제 2의 일본부활을 꿈꾸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본은 65년 한일협정에서의 각종투자혜택, 그리고 50년 6.25동란의 군수물자 조달로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가 있었지만 말이다.
 
한편, 전쟁세대들은 요즘 일본 젊은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패턴,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에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못마땅하다. 역사의식이 없는 것도 그렇고, 자신들 세대처럼 어떤 일이든 한 우물을 파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日本)이 닛본(一本)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재팬(Japan)’으로 굳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실제로 전쟁세대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수상(94세)이나 모리 요시로(74세) 같은 원로 정치인들은 지금도 노구를 이끌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닛본정신’이 없다”고 개탄을 한다. 그래서 우익사관적인 정신무장을 시켜야 한다고 일갈한다.
 
바로 이 같은 우익성향의 전쟁세대 정치인들의 뜻을 받들어 행동화 하고 있는 이들이, 정치계에서는 아베 정부, 사회에서는 최근 혐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극우단체들이다.
 
하지만 이들 전쟁세대들의 우익사관적 활동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전쟁세대들 대부분이 초고령자들인데다 일부 우익단체를 제외하면 추종자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가치관과 역사관이 기본적으로 잘못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과학시대인 글로벌 세대들에게 전혀 설득력을 주지 못하는, 비합리적 국가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전쟁세대가 사망할 즈음이면 우익성향의 일본 정치도 많이 퇴색될 것이라고보는 일본인들이 많다.
 
◆ 전후세대(단카이세대)

한마디로 과도기 세대들이다. 전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로, 어렸을 적 일본 전 국토가 폐허가 된 상황에서 허기와 굶주림을 몸소 체험한 세대들이다. 그런가 하면, 옛날에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안락한 집과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때맞춰 나오는 보너스로 해외여행을 즐기는, 젼형적인 현대인의 생활을 만끽한 그런 과도기 세대들이기도 하다.
 
침략세대들인 부모와는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주변국들과의 과거 역사문제로부터 책임 회피가 가능한 여러 면에서 선택의 여지가 많은 그런 세대들이다. 실제로 그들은 일본의 과거 침략행위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면서도, 혹은 자신들의 부모가 그 침략행위에 직접 가담한 적이 있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해온 세대들이다.
 
대부분의 전후 세대들이 이 같은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일본 교육현장에서 올바른 역사교육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은 이 전쟁세대들이 ‘애써 모른 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적인 역사교육을 시킬 경우, 그 여파가 자신들에게 떨어지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평소 적당히 주장한다.
 
“그래 과거에 일본이 주변국가들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이 저지른 것이 아닌 부모세대들이 벌린 일이다. 그러면 우리들만이라도 주변국들과 사이 좋게 지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우리들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지 않나. 이점을 당신들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언뜻 보면 아주 좋은 말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 같은 말 외에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절대로 행동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반성은 행동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전후 세대들은 말로는 사과를 하고 반성을 한다면서도 교과서에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회피한다. 늘 적당히 말로 넘어가려 하는 세대들이 바로 이 단카이 세대들이다. 그러면서도 주변국들과 친구들이 많은 층도 바로 이들 세대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뱉는 말들은 인간적으로 현혹되기 쉬운 수려한 언어들로 ‘포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경계하고 또 현실적으로 역사문제에 대해 밀접하게 접근해야 할 일본인들은 바로 다름아닌 이들 단카이 전쟁세대들이다.
 
◆ 버블세대
 
일본젊은이들은 참 재미있다. 색깔이 다양하다. 때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을 때도 있다. 한 마디로 제어가 불가능한 젊은이들이 많다. 한곳에 매몰돼 모든 것을 올인하는 ‘오타쿠’가 있는 반면, 어쩌면 저렇게 순한 순둥이가 있을까 감탄하게 되는 순수 절정의 아이도 있다.
 
일본 10대 아이들의 특징은 무색 무취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의 10대들보다 어떤 면에서는 훨씬 순수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세속적으로 계산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
 
‘세속적 계산’이라는 것은 주변 환경과 조건, 그리고 가족들의 신분과 백그라운드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일본아이들의 경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 같은 셈법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 여기에 부모가 개입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한국과 비교하면 거의 없는 편이다. 때문에 부모와 자식간의 유대관계는 그다지 밀접하지 못하다. 일본의 가정 풍토가 그렇다.
우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부모들의 아무리 자식일지라도 거의 성인 취급을 한다. 물론 이 같은 인식 저변에는 당연히 책임과 의무까지도 포함된다. 만약 고등학생이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켰을 때, 딸이든 아들이든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중절수술을 하던, 아니면 학교를 그만 두고 결혼을 하던 그것은 온전히 당사자들 몫이다. 한국 부모처럼 부모가 나서서 장래 운운하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10여 년 전, 10대 부부 10여 쌍을 취재한 적이 있다. 이들 모두 중고교 시절에 임신을 해 학교를 중퇴하고 생업전선에 나선 어린 커플들이었다. 이들 커플 중 부모가 아이를 봐주는 경우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그것도 낮에 일하는 동안 아이를 보육원에 맡겼다가 저녁에 집에 데려와 밥을 챙겨 먹이는 정도였다.
 
그래도 이들 중에 누구 하나 부모에 대한 기대나 원망 같은 것을 하는 이가 없었다. 자신들이 행한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일본의 10대 혹은 젊은 세대들은 과거 의식은 전혀 없다. 그렇다고 거창한 미래를 꿈꾸지도 않는다. 일부 학부모 중에는 한국처럼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자식교육에 올인하는 이도 없진 않지만, 일본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자신의 취향과 실력에 맞춰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고교 졸업 후 바로 직업일선에 나선다.
 
바로 이런 경향 때문에 일본 교육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중고교 중퇴자들의 급증이다. 이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일본 부모들은 태연자약하다. 한국 같으면 부모들이 울며불며 어떡하든 자식들을 설득해 학교로 돌려보내지만, 일본 부모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서 손을 뗀다. 자식 또한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만약 한국부모처럼 자식을 대하다가는 자식으로부터 절연 당하기 십상이다.
 
덕분에 대학 진학률도 전체 48%에 지나지 않는다. 매년 4년제 사립대학이 정원 미달인 것도 바로 이런 현상 때문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의 한마디로 ‘자유로움’ 그 자체다. 전쟁세대의 우익사관적 시마(섬나라)근성도, 과도기 세대인 전후 세대의 친미 사대주의 사상도 이들에게는 없다.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 뿐이다.
 
90년대 한때, ‘제3국인’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일본 젊은이들이 일본도 미국도 한국도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취사선택하는 제3국인을 지향한다고 해서 한동안 이말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말이 쏙 들어가버렸다. 그 시기는 교묘하게도 우익정치인들이 활개를 치면서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이때가 바로 독도문제, 교과서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사이에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그 시점이다.
 
결국 이 같은 현상은, 일본의 우익사관 정치인들이 일본젊은이들의 정신까지도 앍아 먹어가면서 서서히 말살시키고 있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3세대가 처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다.
 
 
※ 이 글은 주간조선에 연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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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5/04 [10:5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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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랍다 한국은 없다 13/05/04 [13:43]

오랜 기간동안 일본의 행동을 유심하게 지켜보며 우려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만약 그 사람이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자신들이 비난하는 부류의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의 우익화를 걱정하지만 한국이 더 걱정이다.

한국인이 외국을 대하는 태도는 일본인들이 외국인들에게 대하는 태도보다 더 엽기다

한국사람들이 일본인과 한국은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류

단지 입장이 다를뿐.


일본인과 한국인 너무 닮았다. 복제품인것 같다. 단지 시차가 있을뿐 수정 삭제
위에 님 의견과 다름. 나그네 13/05/04 [18:17]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사람과 일본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화의 차이겠지요.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릅니다. 이걸 어떻게 같다고 할수 있는지. 일본에는 이런말이 있지요.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을 반반씩 섞어 놓으면 완벽한 인종이 될꺼라고...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이 닮았다고 생각하면 아주큰 오산임. 수정 삭제
합리의 저주 스스로 존재하는 자 13/05/05 [02:30]
몇 해 전, 노르웨이의 한 총기난사범이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 변호사를 선임해달라고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지요. 선임의 이유는, 오늘날 유럽 극우들에게 모범이 되는 완벽한 국가상을 가진 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비열한 조선일보가 아닌, 정직한 한겨레를 통해 기사를 접했는데요, 박노자 선생께서 '그래, 한국 참 이상해~~!!' 하고 쓰셨던 칼럼이 지금 이 기사의 맥락과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노르웨이 교수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한국과, 한국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본이 같은 선 위에 놓인 듯 싶습니다. 물론 시차는 좀 있겠지요. 노르웨이와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지만 동일한 발전의 경로를 따라 여기까지 이른 게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제 인식에도 질적으로 꽤 차이가 납니다. 노르웨이 하면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생각나고, 일본 하면 돈벌레가 떠오른달까요? 아무튼 참극관련 기사를 읽었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은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아, 위대한 코리아가 순수한 유럽에게 이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나 보구나.'

좌불안석이었죠. 하필이면 일본과 엮일 게 무엇이란 말입니까? 칙쑈~~ 일본이라면 나찌스 독일과 함께 양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인류 공공의 적 아닙니까? 그런 놈들하고 엮였으니 얼굴에 먹칠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빠져나갈 길이 막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벗겨낼까요? 그나마 일본은 노벨상이라도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니 누가 뭐래도 제 갈 길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원주민은 본래 '일본의 밥'이라고요.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지만, 우리가 무슨 호구인가요? 만날 길 빌려달라고 하면서 비벼요. 중국도 그렇고. 한반도에서 사는 게 무슨 죄라고요. 그래서 섬나라나 대륙에 먹히기 싫어 군대 좀 보유한 것 갖고 뭘 그래요? 병영국가 유지해도 주변에서 제일 약하다고요. 설마 한국이 강대국이 된다 한들 맞짱이나 제대로 뜰 수 있을까? 억울해~~ 그렇게 머리 동동 두드리며 자학을 거듭하다가 퍼뜩 탈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빌어먹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만날 저 난리를 쳐놓으니까 그런지도 몰라. 노르웨이 그 친구가 말한 건 사실 위대하신 령도자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집체국가 북한을 말한 것이고, 남한은 사실 착해~~ 암, 암. 유럽 사람들이 뭘 몰라서 그런다고. 아직도 남한이랑 북한을 구분 못 하는 친구들이 많다니까?'

이 정도면 훌륭한 면죄부가 되겠지요? 그래요, 북한이 나쁜 놈이에요. 그리고 남한은 어쩔 수 없는 피해자고요. 한국은 착해요~~ 아시겠어요? 그리고 한반도의 원조는 대한민국이랍니다. 그래도 불만이 남아있다면 어찌합니까. 38선 그어놓은 건 강대국들 책임이고, 일단 갈라진 이상 불특정다수를 향한 무차별적 대량살상무기(=지뢰)를 묻어놓는 건 당연한 수순인데. 8,000만이 공멸할 각오로 살지 않으면 이 땅에서 세력균형이 안 맞는 것입니다. 아무튼 판 벌여놓은 건 우리가 아니잖아요! 쫌 냅두시라고요, 마음대로 살게. 한반도 원주민은 피해자일 뿐입니다.

자~ 이렇게 사정 설명 다 했으니까 유럽 극우들에게 한 번 물어나 봅시다. 만에 하나 지금 북한이 주체를 포기하고 나면, 남한은 더이상 분단을 유지할 동력을 내부로부터 잃게 됩니다. 그와 함께 일본이 남겨놓은 유산도 외부로부터 받아들여야 하지요. 내적투쟁의지가 상실되니까요. '착한 남한'은 '항일빨치산투쟁'을 두들겨 잡고 세운 나라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소리지요. 앙, 뭐라고요? 남한 헌법에 3.1 만세운동을 계승한다고 씌어있지 않냐고요? 북한 헌법엔 핵보유국이라 명기되어 있는데요, 왜요? 까짓 헌법, 아무것도 아니에요. 바꾸고 싶을 때 바꿀 수 있는 거에요. 전범국가 일본도 재무장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수정한다면서요. 남한도 뭐, 사정 봐가며 수정할 수 있을지 모르죠. 아직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과거사 사죄에도 '빨갱이 사냥이 나빴다!' 이런 소리가 없어요. '헌법에 의하지 않은 국가의 학살이 나빴다!'까지만 되어 있지. 그렇다면 남한이 북한의 주체사상만 어떤 식으로든 지우고 나면 한반도와 일본의 선긋기도 사라지는 셈입니다. 그러고 나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요? 짜잔~ 과연 서구는 한반도와 열도에 사는 2억 1천만 내선일체의 신민들이 똘똘 뭉쳐 외부세계에 대항하는 꼴을 지켜볼 각오가 되어 있으신지요?

바로 이걸 인정할 수 없으니까 미국이 일본에 위안부 사과를 종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가 모를 줄 알고요? 흥! 한국이 이뻐서 일본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서구의 목적은 그러니까, 한반도 분단 및 그것이 초래한 지정학적 위기를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와 열도 사이의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둬놓으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적으로 일본을 때리는 만큼, 일본을 통한 경제적인 통제의 입김을 중국에 투영시키고 있지요. 그리고 꼭 그와 마찬가지의 짓을 중국이 벌이고 있습니다.
뭔가 일이 마음대로 안 풀릴 때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북한을 때리고 있어요. 그러면 북한 내부에서 체제가 불안해지고, 정권은 붕괴를 피하기 위해 수령을 중심으로 하는 주민들의 의지를 결집시킬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 의지가 외부를 향해 무력시위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아무튼 중국 입장으로선 사정이야 어찌 됐건 북한을 통한 정치적인 의지만 일본에 관철시킬 수 있으면 그만이니까요.

문제는, 서구가 지속적으로 대륙에 경제적인 통제의 의지를 행사하려면 일본이라는 지정학적 매개체가 꼭 필요한 법인데, 북한이 그 존재감을 드러낼 때마다 오늘날 북한을 있게 만든 일본이라는 국가의 정치적인 위상 또한 따라서 강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정부로선 경제부흥을 댓가로 희생시킨 국제사회에서의 정치적인 지도력을 회복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서구 입장에서 보면 정치적으로 일본을 눌러 경제적인 합리를 관철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이 훼손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일본을 경유하는 빈도가 잦아지는 만큼, 그 반대급부로서 일본이라고 하는 국가의 정치적인 위상이 서구 자신을 후려친다는 모순과 만나게 되지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적으로 북한을 경유하는 빈도가 잦아지는 만큼, 그 반대급부로서 남한이라는 국가의 정치적인 위상이 중국의 발목을 잡을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에 있지요? 만일 정치와 경제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정치적으로 남한은 중국에, 경제적으로는 북한이 미국에 편입되는 순간 이 모순이 사라집니다. 이러면 판이 아주 깨끗해져요. 단, 이 가정을 결단코 용납할 수 없는 주체는 한반도 판을 이렇게 만들고 떠나간 원죄를 지닌 주체, 바로 너! 일본 자신이겠지요. 남한과 북한이 사라진 다음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갈라놓을 지점은 열도 어디쯤이 될 테니까.

데카르트 영감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외치며 세계를 제멋대로 해석하기 시작한 이래 인류가 반복해 온 실수입니다. 당신이 사물을 인식하는 순간, 인식 자체가 관찰대상을 바꿔 버린다고요. 왜냐? 바로 그 인식에 의해 조금 전까지 있던 내가 지금의 나로 바뀌었으니까. 인식의 주체가 바뀌었는데 관찰대상만 그 자리에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요. 거시세계에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듯 보이지만 소립자물리학에선 확인된 명제입니다. 기독교가 그 깨달음으로부터 나왔고 선악과 전설, 아담과 이브의 뱀 이야기가 전부 이것을 상징함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경계해야 할 서구는 바로 그것에 의지하여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습니다. 세상을 제 의지에 따라 재단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지요. 그래서, 힉스 입자를 발견했습니까? 입자가속기에 암만 에너지를 주입해 보아도 확률로 밖에 존재를 증명할 수 없잖아요? 최첨단 과학이 선지자의 예언을 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놓고 뭐요?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고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50년 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세계를 양분했던 건 하나의 계시였습니다. 인류는 이미 도달할 수 있는 한계의 극점에 도달했던 게지요. 소련과 미국은 분단된 한반도 원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서구놈들에 불과한걸요? 콱! 죽탕을 내버릴라! 조금 전까지 있던 깨달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질 수 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서구만 욕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 모두 진흙으로 빚어진 인간에 불과한 이상 판도라와 별 차이가 없는 신세이고, 언제가 됐건 누가 됐건 열어보았을 운명이니까요. 그러니 전쟁과 참화, 미움과 증오를 불러오고 있는 이 무지가 정당하다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계속해보기로 하지요.

유럽이 요즘 이민족을 배척하는 극우세력의 발호로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요? 그렇다면 한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여기 아주 괜찮은 땅이라고요. 한반도의 한쪽 창 끝은 대륙에, 다른 한쪽은 바다와 맞닿아 있으니까요. 가만 내버려두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건지 보여줄까요? 한반도 내에서 하나로 아우를 수가 있다고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 비록 신채호 선생께선 '역사란 나와 내가 아닌 것의 투쟁이다'라고 가르치셨지만, 역사는 죽은 선생님이 쓰시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내가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몽고인, 조선인, 중국인, 일본인, 겉으로만 봐서 어떻게 구분합니까? 어차피 이 땅에 사는 사람들, 요 마당을 중심으로 돌고 돌다가 눌러 앉았을 뿐인데 말이죠. 그래 놓고 '역사란 나와 내가 아닌 것의 투쟁이다~~!!'라며 다들 악을 쓰며 살고 있지요. 정말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원래 우리는 하나였어요. 대만이 청왕조에서, 일본이 백제에서 갈라졌고, 한민족이 왕검성에서 갈라져 나왔어요. 그러니 일본이 얼른 과거사 사과하고,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 어떤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라는 겁니다. 아, 혼자만 천황 계속 먹을 겁니까? 맥아더가 가르쳐준 민주주의라는 기술 알잖아요. 나중에 이 동네 대빵도 민주적으로 뽑기로 결정만 한다면 함께 신사참배 할 용의도 있어요. 다만 그 사당 안에 우리가 인정한 조상이 잠들어 있어야 한다 이거죠. 서구도 교황 - 개신교 - 미국식 민주주의 전통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럼 동양이 서구가 못 되는 이상 다시 한 번 동남아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할 수 있다 이겁니다! 평화적으로요. 일본을 중심으로 뭉쳐도 좋고, 베트남이나 중국을 중심으로 뭉쳐도 좋습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단물을 가져다주는 나라를 대빵으로 모시겠습니다, 두목.

왜요, 문제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갈등해결의 방법입니다. 지금 대빵인 미국을 우리가 왜 좋아하는데요? 요즘 서구 너네가 단물을 덜 갖다주니까 이 동네 사람들 싸우고 있는 것 아니야! 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보면 편협한 행동입니다. 에너지 낭비에 불과해요. 그러니 주민 여러분,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얼른 화합해서 세상을 멸망으로 몰고가는 저 어리석은 서구제국주의와 맞서 싸우도록 합시다. 그리고 석유창고를 빼앗는 거에요.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요! 보세요, 이렇게 하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갈등이 말끔히 봉합되겠죠? 원래 이 동네 사람들은 그런대로 평화롭게 살아왔어요. 대포를 든 외계인이 와서 설쳐대기 전까지는요. 이렇듯 인간들은 언제나 외부에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라야만 하나가 될 수 있답니다. ^^;;

... 사정이 이러하니 최근 있었던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참배를 비난만 할 수 없는 까닭이 되지요. 정녕 우리의 적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들이 자존심을 지켜나감으로 인해, 우리의 자아를 감싸고 있던 어리석음을 들여다 볼 계기가 마련이 됩니다. 이승만이하고 김일성이는 우리 조상이 아니야? 바로 그 어리석음에 의지하여 본래 하나였던 우리가 현재 나뉘어 있어요. 껍질을 감싸고 있던 모순보다 작기는 하지만 말이죠. 우리가 쥐고 있는 것 또한 모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리석음을 제거할 수 없는 까닭은 하나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오직 외부의 적을 통해서만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명제는 만고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니할 말로, 히틀러가 세계를 정복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라요. 독일이 전세계를 점령한 다음에 그들 스스로가 맞닥뜨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기회를 줘봤어야 옳다는 겁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히틀러? 독일 자체가 세계가 되어버린 다음엔 뭘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거지요? 자기 머리 위에 핵폭탄을 떨어뜨릴 겁니까? 마르크화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일 말고 대체 뭘 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만일 우리가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면 어떠한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는 걸까요? 아직 하나됨을 거부해야 한다면 어떠한 목적을 위해 거부해야 하는 거고요? 경계선에 대한 고민이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부터 도출될 것입니다. 지난 500년 동안 서구가 문제를 풀고 있다고 믿었던 것은 기실 착각. 그들은 다만 지구를 포위한 경계선을 밀어붙이며 여기까지 달려왔을 뿐이고, 그 경계가 끝나는 지점에서 울타리 너머에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을 따름입니다. 똑같은 바보짓을 완전 피해국가이며 순수하고, 또 착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 반복할 순 없잖아요? 피곤하게시리.

일본의 늙다리, 꼰대, 빠돌이/빠순이 여러분도 그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늙다리, 꼰대, 빠돌이/빠순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기회의 여정 위에 있을 따름입니다. 그들이 그러한 기회를 안고 있다는 사실은 완전 똑똑한 저 혼자만의 비밀로 하지요. 더구나 저는 이미 그 답을 구하는데 있어 여러분이라는 가정을 필요로 하지 않거든요. 다만 질문을 던지는데 필요할 뿐이죠. 고로 나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존재합니다. 쀍! 수정 삭제
재미있는 기사 잘 봤어요 국수주의 13/05/05 [02:39]
1억 넘는 인구의 나라를 우리 한국인은 혐오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시선으로 본다. 내가 싫은 것은 애국주의를 넘어선 국수주의다.
애국애족은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책임을 다하는 보통, 상식의 가치관이다. 배타적 국수주의, 인종주의는 모든 나라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고 아주 심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 일본이 유사점도 많지만 분명 상이한 점 많다. 가족 가치관, 종교관, 사회관 꽤 다르다. 그러나 입맛이나 음악, 영화, 애니, 전기 전자 선호도등 비슷한 점도 많다. 2002년 축구에서도 보았듯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나라로 발전해갔으면 한다.

2차대전 정당화론, 전범 신사 참배, 영토 억지 주장, 극우 시위 이런 것은 단호히 비판하고 배격하되 일방적인 혐일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가지 경계할 것은 미국 주도하의 동북아 세력 균형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 일본의 군비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불안정성에 대해서 백년대계를 가질 일이다. 수정 삭제
JP뉴스에 이런 글을 있다는 것이 바로 이곳을 말해줍니다 eyetieen 13/05/05 [17:48]
좋은글 현장과 몸소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의 이야기를 함축해서 써내려가신 글에 힘찬 박수를 드립니다. 수정 삭제
합리의 저주라는 글쓴이에게 쯔쯔 13/05/05 [23:19]
김영택이하고 친구먹으세요. 수정 삭제
잘 봤습니다. 감자 13/05/06 [12:44]
기사 잘 봤습니다! 수정 삭제
잘보았습니다. 우사양반 13/05/07 [02:57]
일본인이 이처럼 세대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보고 많을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말 박수를 쳐도 모자랄 판이네요. 수정 삭제
잘 읽었슴다. 애독짜 13/05/09 [02:32]
단카이말고 전공투세대도 한 번 조명해주세요. :)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세대론적 분석도 부탁 드려봅니다. ;) 수정 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Jay 13/05/27 [15:00]
역시 실제 거주하시는 분들이 보는 입장에서의 일본이란 모습..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도 또 다르네요.. 세상은 그런거겠죠.. 수정 삭제
일본 10대들에 강남스타일이 인기였다??? 봉건일본 13/12/13 [20:55]
내아들 중3 토쿄도 이타바시쿠 시무라 제3중학교에 다니지만,내가 강남스타일인기에 대해 물어 보았을 때마다 본인은 물론 일본 학생들 거기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어른들과 같이 무시하고 경시할려는 경향이 역력했고 관심을 두지 않았음 ....수십차례 확인,확인끝에 내린 결론임 ,,,저자는 엉터리 근거 대지 마시요...일본 10대들은 일본 매스컴과 어른들의 유도에 의해 강남스타일에 관심두지 않았습니다.. 수정 삭제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 을 차라리 믿어라" 일본은 일어난다.이백년전에도 선대 할아버지묘가 일 15/03/02 [20:59]
일본은 살다보면 살아볼수록" 일본인들 속 깊이 한반도의 피가 유유하게 흐르고 있다. 오십대 내가 태어날때 구십 구세 이던 할아버지 가. 태어나 세살때 부터 일본에 살았다고 했으니깐.지금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면 백오십세 .(^-^)/일본 은 한반도 와 끓을수 없는 사촌의 나라이며. 이웃나라이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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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전체목록
1958년 5월 충남공주 출생


<인터뷰>
[일본] 나카소네, 도이 다카코, 다케시타 노보루, 우노수상, 미치코 황후 인터뷰
[태국] 츄안 수상 인터뷰
[미얀마] 아웅산 수지여사 인터뷰
[필리핀] 마르코스 이멜다 인터뷰


<취재>
80년, 1년 8개월 동안 쓰레기매립장 ‘난지도’ 생활르포
83년, 3개월 동안 동남아시아 8개국 슬럼가 르포
85년, 1개월 동안 미국 입양아 현지 취재
88년, 사할린 르포
90년, 일본 부락민 산야 르포
2005-2006년, 3회에 걸쳐 북한르포


<그 외>
1987- 1994년 : 한국주간지 <토요신문> 일본 특파원
테레비 아사히 <아침까지 생방송 > 토론회 2회 출연
규슈 NHK 주최 <세계여성 8개국 여성 저널리스트 토론회 참석>


현재 : 일본 고단샤 발생 <주간현대> 북한담당 계약기자
아사히신문 월 1회 칼럼 연재 중
일본 전문 인터넷신문 'JPNews' 발행인


<저서>
한국 : 서울서 팔리는 여자들(1983.르포집)
벌거벗는 여자들(1984.르포집)
난지도 사람들(1985.장편소설)
여왕벌(1986.논픽션)
하품의 일본인(1994. 비평에세이)
일본여자를 말한다(1998. 에세이)
일본은 지금 몇시인가(2002. 르포집)

일본출판 : 쓰레기섬에서 살다(1986. 르포집)
日정치인 우경화, 원로그룹 '입김' 작용했다
일본인, 그들의 세가지 얼굴
부활을 꿈꾸는 일본, 2013 현주소
일왕과 천황, 그리고 비판과 비난 사이
이젠 일본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할 때
2012년엔 '꼭 있어야 할 언론사로!'
난 솔직히 전여옥이 무섭다!
주위 만류에도 내가 일본에 돌아온 이유
일본은 한국 연예인의 봉이 아니다
제이피뉴스가 살아남아야 하는 법!
日배우 부인 자살에도 공연 강행한 이유
난 50만원만 줘도 한대 맞을 수 있는데...
테러리스트가 국빈대접을 받는다?
창간 1주년을 맞으며
‘일본은 없다’ 항소심을 끝내고 나서
[발행인의 편지] 2010년 새해를 열며
"일본에도 이런 한국 외교관이 있었어?"
어머니돈은 내돈!, 日 국민 그건 아니야!
일본남성들은 왜 부산 사격장을 좋아할까?
공수래공수거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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