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그것'을 만났을 때, 열렬한 그리움과 향수에 빠져 말을 잃은 채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한국인에게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달콤한 향기와 함께 '여름'이라는 계절을 배달해주는 '참외'(일본이름:마쿠와우리) 이야기다. 세상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과일이 있을까.
한손으로 쏙 감쌀 수 있는 둥그란 모양. 그 화려한 노란색. 청량하면서 사각사각 씹히는 맛. 장미꽃마저 고개를 숙일 정도로 향그러운 냄새.
80년대 번잡한 서울 길거리. 행상들의 리어카에 무작위로 쌓여있는 '참외'를 본 순간,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그자리에서 얼어버렸다.
'마쿠와우리(참외)'는 고대 중국에서 조선을 거쳐 일본에 건너온 과일로 고도 교토의 발굴현장이나 나아가서는 야요이 시대의 유적에서도 그 씨앗이 출토되었다.
때때로 '만요슈'에 등장하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야마노우에노오쿠라(山上憶良)라는 분의 유명한 노래 중에는 ''우리'를 먹으면 아이 생각이 나고, 밤을 먹으면 더욱 사랑스럽다'라는 구절이 있고, 이 때의 '우리'는 말 그대로 '마쿠와우리(참외)'를 말한다.
그 정도로 긴 역사가 있는 '참외'는, 50년 전 내가 어렸을 적에 일본에서도 볼 수 있었으나, 그 후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아버지가 좋아했던 것이기도 하고,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그 모양이 인상적이어서 나는 '참외'를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게다가, 그것을 어른이 되어 옆나라 리어카에서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일본에서는 '참외'를 '마쿠와우리'라고 부른다.
일본의 중부지방, 기후현 남부에 있는 '마쿠와 마을'이라는 곳이 산지이기 때문에 '마쿠와우리(우리는 瓜)'라는 명칭이 생겼는데, 도쿄의 우리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일본 국내에 유통되던 과일이었다.
게다가 오봉 휴일때는 조상님께 공양하는 과일로서도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했다.그것이 50년 정도 전부터 일본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왜 그런 것일까.
◆ 일본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
여러가지 농산물이나 꽃씨, 묘목 등의 판매는 물론이고, 품종개량을 위한 연구에도 사용되는 '씨앗가게'라는 업종이 있다.
그 중에서 큰 회사인 '사카타'라는 회사의 창업자 사장이 어느날, 파리에 나들이 갔을 때 '마스크멜론'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든 이 마스크멜론의 맛을 재현하는 '신종 멜론'을 만들 수 없는 것일까.
그는 시행착오를 거쳐, 당시 일본에 있던 마쿠와우리와 교배를 반복, 겨우 '프린스멜론'을 만들어냈다.
껍데기가 그물 모양은 아니고 노란색이 선명한 마쿠와우리(참외)와 다르게, 표면은 딱딱한 녹색 껍질로 덮혀있고, 향기가 진하고 맛이 강한 멜론이다.
마쿠와우리의 사각사각 씹히는 느낌과 다르게 사르르 녹는 달디 단 과육. 마스크멜론에도 필적하는 맛을 가지면서도, 싼 값인 '프린스멜론'은 순식간에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프린스멜론'이라는 이름에는 이런 유래가 있다. 고생 끝에 겨우 신품종의 멜론의 교배가 성공했는데, 그 때가 지금 천황이 황태자로서 미치고 황비와 결혼을 한 해이기도 해, 그것을 기념해서 '프린스멜론'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프린스멜론이 완성되자, 마쿠와우리(참외)는 눈 깜짝할 새에 밀려나면서, 일본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렇게 일본인을 매료시켰던 '프린스멜론'이 한국에 유입되지 않은 것이 신기한 느낌도 들지만, 덕분에 옆나라에선 참외가 지금도 매년 여름의 명물로 계속 사랑을 받고있다.
그런데, 이 참외는 경상북도 성주시가 한국내에서도 유수의 명산지이며,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실은 나는 이 성주를 여행한 적이 있다. 나는 한국의 여러 지방을 혼자서 여행차 들른 적이 있었는데, 특히 성주(星州)에 관해서는 그 이름의 아름다움에 끌려, 훨씬 이전부터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찾았던 때는 참외의 계절은 아니었지만, 밭에 참외가 수없이 열려있는 모습은 분명 아름다운 광경일 것이다.
언젠가 다시 한번, 여름철에 찾아가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번역 김현근)
チャメ(참외)物語
私が韓国で初めて「それ」に出会ったとき、あまりの懐かしさと郷愁にとらわれ絶句して立ち止まった。
韓国人にとっては決して特別なものではない。
甘い香りと共に、「夏」という季節を運んでくれる[참외](マクワウリ)のことだ。
世の中にこんなに美しい果物があるだろうか。
掌にすっぽりとおさまる円満な形。あの華やかな黄色。清々しくサクサクとした歯ごたえ。薔薇の花さえ低頭して後ずさるだろうかぐわしい香り。
80年代の雑多なソウルの横町。物売りのリヤカーに無造作に積まれた[참외]を見たとき、もう決して出会うことのない大切な人に出会えたような気がして私は立ちすくんだ。
まくわうりは古代、中国から朝鮮を経て日本に伝わったとされる果物で、古都京都の発掘現場や、更に古くは弥生時代の遺跡からもその種子は出土されている。
ことに「万葉集」に登場する日本人なら誰でも知っている山上憶良(やまのうえのおくら)という方の有名な歌の中には、「瓜食めば 子供思ほゆ 栗食めばまして偲ばゆ」(瓜を食べると子供のことが思い出される 栗を食べればさらに恋しい)というくだりがあり、このときの「瓜」はまさに「まくわうり(참외)」のことだという。
それほど長い歴史のある[참외]は、50年も昔、私の幼い頃には日本でもみられたが、その後すっかり姿を消してしまった。
父の好物であったことと、幼心にもあまりにも美しいその見目形が印象的で、私は[참외]を忘れることができなかった。
ましてや、それを長じてなんと隣国のリヤカーの上で見るとは想像もしていなかった。
日本では[참외]を「まくわうり」と呼んだ。
日本の中部地方、岐阜県南部にある「真桑(まくわ)村」というところが産地であったため、「真桑瓜(まくわうり)」との名称がついたが、東京の私達も食べることができたほど広く国内に流通した果物であった。
しかもお盆の時にはご先祖様にお供えする果物としてはなくてはならないものであった。
それが、50年ほど前に日本から忽然と姿を消すことになる。
それは何故だったのだろうか。
******************************************
様々な農産物や花の種子、苗木球根などの販売はもとより、品種改良などの研究にも取り組む「種屋」という業種がある。
なかでも大手である「サカタ」という会社の創業者社長がある時、パリの外遊先で「マスクメロン」に出会った。
なんとかこのマスクメロンの味を再現する「新種のメロン」を作れないか。
彼は試行錯誤しながら、当時日本にあったマクワウリとの交配を繰り返し、やっとのことで「プリンスメロン」を作り上げた。
表皮に網目模様こそないけれど鮮やかな黄色のマクワウリと違って、表面は緑色の固い皮が覆い、香り高く甘みの強いメロンだ。マクワウリのシャキシャキとした歯ごたえとちがって、とろりとした甘い果肉。マスクメロンにも匹敵する味を持ちながら、安価である「プリンスメロン」はたちどころに日本人を虜にした。
また「プリンスメロン」という名前にはこんな由来がある。
苦労の果てにようやく新種のメロンの交配が成功したのだが、ちょうど今上天皇が皇太子であり、美智子妃殿下とご成婚なさった年であったので、それを記念して「プリンスメロン」と名付けたというのだ。
この美味なるプリンスメロンの完成によりマクワウリ[참외]はあっという間に駆逐され、日本から姿を消してしまう。
そんなにも日本人を魅了したプリンスメロンが韓国に流入していないのは不思議な気もするが、おかげで隣国の[참외]は今も尚夏の風物詩として愛され続けている。
ところで、この[참외]は慶尚北道の星州市が国内でも有数の名産地であり、日本、香港、マレーシアなどにも輸出している。
実は私はこの星州を旅したことがある。
私は韓国のさまざまな地方を一人旅で訪れているのだが、こと星州に関しては、その名前の美しさに惹かれ、ずっと以前から一度訪ねてみたいと思っていた。
あいにく참외の季節ではなかったのだが、畑に참외が沢山実っている様子はきっと美しい光景だろう。
いつかもう一度、夏場に訪れてみたいと願ってい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