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일본의 유력 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약 1조 엔(한화 약 14조 원)을 투입해 미국 통신업계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장 내의 극심한 경쟁으로 수익 기반이 약해지는 가운데 성장을 지속하는 해외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칫 해외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에는 거액의 투자부담으로 경영난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
소프트뱅크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핵심 상품으로 선정한 이후 일본 국내 가입자 수를 꾸준히 늘렸다. 덕분에 2011년 회계연도 결산에서는 매출액과 당기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에 이어 뒤늦게 아이폰을 판매하기 시작한 다른 통신업체들이 저가격을 내세워 아이폰 수요를 잠식하고 있어, 일본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고속무선통신(LTE)의 등장으로 기지국 증강과 같은 거액의 설비투자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프트뱅크가 일본국내 4위의 '이엑세스'를 인수한 것도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일본시장에서의 소모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새로운 수입원의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미국은 적합한 시장이다. 세계최대의 휴대전화시장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시장의 확대가 기대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인수를 추진 중인 스프린트는 아이폰을 취급하고 있고, 시장의 새로운 규격으로 떠오른 LTE에도 대응을 추진하고 있어 소프트뱅크와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스트린트 인수는 '도박'이라는 견해도 있다.
계약건수 3,046만 건의 소프트뱅크가 5,600만 건의 스프린트를 인수하기 위한 필요자금은 1조 엔 이상으로 예상된다. 인수전에 타 기업 등이 끼어들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2조 엔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액의 인수비용도 부담이지만, 인수를 마치고 난 뒤에 드는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다. 미국시장 진출 뒤에는 계약건수 1억 건이 넘는 ‘AT&T’ 등과 같은 세계적인 통신사들과의 고객쟁탈전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신망 강화를 위한 설비투자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프린트는 이 같은 부담으로 최근 적자가 지속됐다.
미국 통신업계 4위인 'T모바일'과 미 업계 중견 기업인 '메트로PCS'가 합병을 발표하는 등 해외에서는 거액의 인프라 설비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 기업 간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잇따라 표면화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하게 되면, 계약건 수는 약 9.000만 건에 이르게 돼 덩치면에서는 'AT&T'를 압박하는 세계적인 통신사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이후 해외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에서 뒤로 밀린다면, 거액의 투자부담이 소프트뱅크 경영의 족쇄가 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