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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스피커 하나가 이렇게 편리하다!
일본의 대중교통수단 버스에서 경험한 배리어프리
 
신경호(동화작가)

"이 버스 어디 가는 버스인가요?"
"죄송하지만 퇴계원 가는 버스가 오면 알려 주실래요?"

내가 한국에서 버스를 탈 때 늘 하는 말이다.
앞의 말은 버스가 서면 앞 문에 서서 버스 기사님께 던지는 질문이고 뒤의 말은 버스 승강장에서 다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하는 질문이다. 이렇게 시각장애인은 버스를 타려면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먼저 글에서 내가 시각장애인들은 버스보다는 전철이나 지하철이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말을 했다. 제일 큰 이유가 바로 자신이 타야하는 버스를 식별하지 못하는 이유에서이다.

전철이나 지하철의 경우 역까지 가는 길만 알고 있으면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찾아 갈 수 있고 역 안에는 대부분 점자 유도 블록이 잘 설치되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지만 버스는 승강장까지 찾아 가더라도 자신이 탈 버스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에 갈 때면 어머니가 살고 계신 남양주시 퇴계원에 머무른다. 퇴계원은 잠실이나 광나루 강변, 태릉과 석계등 서울로 진입하는 지하철과 연계되는 버스 노선이 잘 갖추어진 곳이다. 국철로 구리역과 석계역 2, 5, 6, 7, 8 호선이 버스 한 번만 타면 연결된다.

그러나 나는 대개의 경우 1 호선 석계역과 6 호선 화랑대 방향의 버스만을 이용한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는 이 한 개의 노선 버스만이 있기 때문에 어느 방향의 버스인지를 물어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사정이 다르다.

많은 버스 중에 내가 타야할 버스를 타기 위해선 앞에서 처럼 일일이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머피의 법칙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개의 경우 내가 타야할 버스보다 부탁한 사람이 타야할 버스가 먼저 와서 다른 사람에게 몇 차례 똑같은 부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얼마전 한국에서 반가운 뉴스를 보았다. 내년부터 시각장애인도 이용하기 편리한 서비스가 몇 가지 실시된다는 기사였다. 이 소식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이 ars나 기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자신이 있는 버스 정류장과 목적하는 노선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버스에 이런 정보를 전달하고 운전사에게 통보되어 해당 정류장에서 시각장애인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버스 도착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bis) 단말기도 확대 설치된다고 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버스 중앙차로 정류소를 중심으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음성지원 단말기를 현재 70대 수준에서 9월까지 100대, 2010년까지 350대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역시 it 강국답다. 그런데 실제 이런 서비스가 버스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내 경험으로는 일본의 경우 버스 이용이 조금 수월하다고 생각된다. 제일 반가운 것은 버스 바깥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 때문이다. 일본의 버스에는 버스 내부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들을 수 있는 스피커가 있다.

버스가 도착하면 이 스피커를 통해 “어디 가는 버스입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나온다. 이 안내를 듣고 시각장애인도 자신이 원하는 버스를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또 서울에서는 운전 기사에게 질문을 할 경우 시끄러운 바깥 소음 때문에 기사님의 말을 알아 듣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으나 이런 외부 스피커는 기사님의 대답도 듣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도쿄의 버스는 운전 기사가 마이크를 가지고 외부 스피커와 내부 스피커를 번갈아 안내 방송을 한다. 즉 버스가 달릴 때면 “다음에 왼쪽으로 회전하니 주의하십시오.” 라던가 “버스가 출발합니다.’같은 내용을 말을 하며 운전한다.

처음에는 이런 것이 매우 이상하고 오히려 “안전 운행에 방해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적응이 되어서 인지 지금은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버스에 탈때면 이런 안내가 매우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도쿄의 버스도 서울의 버스처럼 장애인이나 어르신, 임산부 같은 분들을 위한 별도의 ‘노약자 보호석’이 있는데 이 자리의 배치가 서울의 버스와 다르다. 다른 좌석은 앞을 보는데 반하여 ‘노약자 보호석’은 지하철과 같이 옆으로 되어 있어 자리에 앉거나 일어서기 편리하다.


▲  일본버스에 설치된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좌석들   © jpnews


 

또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저상 버스가 많이 늘어 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도쿄의 경우 대략 절반 정도의 버스가 저상 버스로 운행되고 있는 듯하다.

▲  일본의 저상버스. 승하차가 상당히 편리하다   ©jpnews

이밖에도 버스가 언제 올지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이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가 아니고 일반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로 휴대폰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버스가 현재 어디쯤 오고 있는지 몇 분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 버스는 저상버스인지등을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시각장애인도 음성이 출력되는 휴대폰을 이용하여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도쿄의 버스를 이용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는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버스 정류장을 알려 주는 한 줄의 유도 블록 정도이다. 앞서 말한 서울시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여러가지 배려는 매우 반갑고 필요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런 서비스를 별도로 도입하려면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그런 서비스를 유지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것이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서비스는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다. 버스 바깥에 붙어 있는 스피커 하나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장애인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이해하고 그것을 강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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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23 [10:58]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정말 우리나라는 장애우들이 살기 힘든 것 같아요. 맞아요 09/08/25 [19:17]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비장애우들도 버스이용에 어려움이 많아요.
버스를 타고 다니며 여기에 시각장애우를 비롯한 다른 장애우들은 이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장애우들,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가 더 많아 졌으면 좋겠네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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