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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은 모두 범죄자?
일본 사례를 토대로 모색해보는 출판물 접근 방법
 
신경호(동화작가)

먼저 글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문자들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지난글: 너무나 읽고 싶었던 우동 한 그릇)

이런 문자들은 보조공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그동안 불가능했던 것들을 상당히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각장애인들의 문자를 대체할 여러가지 컨텐츠가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각장애인들이 책이나 출판물에 대한 접근은 매우 불편하다.

나는 몇 년 전 사이버대학에 편입해 사회복지를 공부한 적이 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교재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일부 시각장애인복지관이나 점자도서관등에서 사회복지나 특수교육학등 비교적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전공하는 분야의 대학 교재들을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나 역시 저작권법에 위배되고 있어 이를 시각장애인이 활용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개인적으론 해당 교재를 구할 수 있는 만큼 구한뒤 그래도 없는 교재는 해당 출판사에 직접 부탁해 텍스트 파일을 구하려고 애썼다. 다행히 몇몇 출판사에서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 해당 교재의 파일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립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교재를 확보하고자 2006 년부터 2 년간의 끈질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작년 시각장애인으로 최초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최영씨의 경우도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공부할 책이 많지 않음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럼 왜 그렇게 다양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대체 컨텐츠가 있음에도 책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걸까?

대략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저작권법에 문제이고 또 하나는 대체 컨텐츠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시각장애인들은 텍스트 파일이 이용하기 가장 쉬운 자료 형태이다.

출판물의 내용이 텍스트 파일 형태라면 컴퓨터를 이용 할 수도 있고 점자가 출력되는 점자 단말기도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는 저작권법에 위배된다. 저작권 법에서는 점자, 음성등 시각장애인 전용 기록물만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전 저작권법이 개정되어 전자 기록물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아직 대통령령에 어떤 기록물 형식이 도입될지 알 수 없으나 희소식임에는 분명하다.

또 도서관법이 개정되어 국립도서관에 전자 기록물을 제공하도록 규정도 마련되어 이 두 가지 법의 시행으로 시각장애인도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럼 일본의 사례는 어떨까?  







▲ 서점     ©jpnews

1. 표준화와  네트워크

현재 우리나라에도 많은 점자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일반 공공 도서관에 점자 도서관 역할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운영하는 곳도 매우 많다.이들 도서관은 대개 몇 가지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텍스트 파일과 데이지(daisy) 파일, 그리고 녹음 도서와 점자 도서등이 그런 컨텐츠등일 것이다.

그런데 많은 점자도서관이나 기관에서 제작하고 있는 컨텐츠등을 살펴 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자료의 중복화이다. 실제 베스트셀러나 인기 도서 그리고 학습에 필요한 도서들은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이중 삼중으로 도서 제작을 하고있다. 이런 중복을 막으려면 네트워크화가 필수적이다.

이런 문제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일본도 도서관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해결하였다. 일본의 경우 동경에 위치한 ‘일본점자도서관’을 중심으로 전국의 도서관을 네트워크화 하여 모든 도서관에서 제작되는 자료를 한 곳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하였다.

그래서 이용자는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가까운 도서관의 자료 뿐만 아니라 원거리에 있는 도서관의 자료도 충분히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다. 이들 네트워크된 자료는 ‘나이브넷(http://naiiv.net)’을 통해 어디서나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또 한국의 많은 기관에서 제작하는 도서중의 상당수는 텍스트 파일이다. 이는 현행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많은 기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작권법의 개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불법인줄 알면서 현실상 어쩔 수 없이 텍스트파일 제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말한 일본의 나이브넷의 경우에는 자료 제공이 크게는 데이지 파일과 녹음 도서(카셋트 테이프), 그리고 점자 파일 형태이다. 특히 점자 파일은 거의 모든 데이터가 bes라는 확장자를 가지는 파일이다.

즉 점자 파일의 경우 어느 정도는 표준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특수한 사정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의 점자 편집 프로그램이 ‘윈베-스’라는 프로그램인데 대개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윈베-스가 채택한 것이 bes 라는 확장자를 가지는 파일 형식인데 따라서 일본 점자 도서관을 비롯한 대개의 도서관들이 점자 파일을 제작할 때 이 파일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점자단말기 회사마다 사용하는 파일 형식이 다르고 또 점역 소프트웨어에 따라서도 파일 형식이 다르다. 또한 각종 컨텐츠를 계발하는 업체마다 파일 형식이 달라서 이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론 가칭bxt(braille text file) 같은 파일 형식을해당 업체들이 공동 계발하여 표준화 파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표준화가 되면 일본의 나이브넷과 같이 한국의 여러 점자 도서관이나 기관들이 운영하는 도서 정보 사이트를 네트워크화 하고 이들 자료를 표준화된 자료로 제공한다면 현행 저작권법에서도 충분히 지금보다 많은 자료를 제공할 수 있고 자료의 중복 제작을 막을 수 있다.

표준화의 이점은 또 있다. 일본의 경우 일부이긴 하지만 책을 구입하면 뒤에 교환권을 제공하는 출판사가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책을 구입하고 이 교환권을 출판사에 보내면 점자 파일이나 텍스트 파일을 e-mail로 보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료가 표준화되면 출판사들이 이런 파일 형태로 도서를 제작해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비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전자출판의 경우 일반 도서의 약 50% 정도의 가격으로 데이터 도서를 판매하는 경우를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최근 개정된 도서관법에서는 국립도서관이 출판사 제작 업체들로 하여금 전자매체 형태의 도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가 정비되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표준화된 파일 형태로 획기적인 출판물의 접근이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2. 보조 공학  기술의 이용

현재 우리나라에도 각종 보조 공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들 보조 공학 기술은 출판물의 접근에서도 매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2 차원 바코드를 출판물에 이용하는 기술도 계발되어 있고 ocr(광학인식기술)을 이용하여 출판물을 그대로 스캔하여 텍스트화 하는 기술도 있다.

또 표준화된 데이지 파일도 있다. 일본 역시 여러 보조 공학 기술을 이용한다. 특히 ocr  관련 소프트웨어나 장치들이 상당히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인쇄 출판물을 별도의 컨텐츠로 전환하지 않고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요무베’나 ‘요무라이트’라는 기기는 스캐너 위에 책을 올려 놓기만 하면 그대로 책을 읽어 주고 텍스트화 한다. 물론 아직 인식율이 100%에 달하지는 못해서 어느 정도 교정 작업이 필요로 하지만 별도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노력에 비한다면 결코 무시 할 수 없는 기술이다.

이런 보조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시각장애인 스스로도 출판물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업체는 더욱 계발에 몰두하고 정부나 기타 단체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를 더욱 만들어 내야 한다. 

▲ 서점     ©jpnews

3. 대체 컨텐츠의  다양화

시각장애인은 그 특성에 따라 출판물을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다. 점자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고 점자 해독이 불가능한 사람이 있다. 컴퓨터등 보조 공학 기술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컨텐츠는 하나의 방향으로 만들어 질 수 없다. 각각의 요구에 맞게 녹음 도서 형태나 데이지 형태. 점자 파일 형태등 다양한 대체 컨텐츠의 계발과 그에  따른 도서의 확보가 중요하다.

문제는 대체 컨텐츠의 경우 어느 것이던 별도의 컨텐츠 제작 과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선 자료의 선별 과정이 요구된다. 이 선별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의 요구가 충실히 반영 되도록 해야하며 최소한의 자원으로 효과를 얻으려면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네트워크화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전국의 자료 제작 기관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면 기관의 특성을 살려 대체 컨텐츠를 특성화 한다던가 제작 도서의 전문 분야(예를 들면 a  복지관의 경우 인문 사회계열을 b 점자 도서관의 경우 문학을 주로 하는것이나 c 점자도서관은 주로 데이지 파일을 만들고 d 복지관은 점자 파일 도서를 만드는 것)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 개별화

위의 요건들이 충족되더라도 시각장애인의 도서 출판물에 대한 접근이 100% 달성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대체컨텐츠가 다양하고 그 양이 많다고 하더라도 모든 시각장애인의 접근에 대한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자료를 제작해 주는 곳이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여기서 일본과 한국의 접근 방법은 조금 다르다. 한국의 경우 대개 복지관 등 사회복지법인이 그 역할을 하는데 비해 일본의 경우에는 자원봉사 그룹이 많이 행하고 있다. 물론 일본도 점자 도서관등 상당수 사회복지법인에서 이런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그룹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필자는 이런 개별화된 요구를 사회적 일자리 사업과 연관시킨다면 더욱 효과적인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지체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의 직업 활성화를 위해 시각장애인의 도서 제작을 한다면 장애인의 직업 생활 보장과 시각장애인의 출판물 접근권을 모두 확보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시각장애인의 의식 개선도 요구된다. 지금껏 많은 복지관의 자료들을 시각장애인은 거의 무료로 제공 받아 왔다. 일반 도서나 학습 도서의 경우 그런 관습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자신이 진정 필요로 하는 도서의 경우에는 그만큼의 대가도 지불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그런 의식 개선이 된다면 출판사 역시 표준화된 컨텐츠로 얼마든지 자료의 제공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점     ©jpnews

지금까지 간략히 시각장애인의 출판물에대한 접근을 위한 방안을 일본의 사례를 교훈삼아 우리 실정에 맞는 방법을 제시해 보았다. 물론 이와 같은 것들이 모두 이루어지려면 상당한 노력과 이해당사자들의 합의와 자기 희생이 요구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이라는 문제에 맞춰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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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입력: 2009/08/10 [10:3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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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배리어프리 09/08/10 [14:06]
감사합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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