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오사카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오릭스가 한국 롯데의 주포 이대호를 영입하려 하고 있다.
2년 총액 5억 엔(74억원 상당)을 준비한다고 하니, 꽤 의욕이 넘치는 모양이다. 이대호는 타 구단에서도 영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일본구단들의 이대호 쟁탈전이 예상된다.
오릭스는 이번 시즌 박찬호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124승을 거둔 한국의 대스타지만, 일본에서는 왼쪽 허벅지 뒷근육파열 등으로 7경기에서 1승 5패, 방어율 4.29를 기록하며 참담한 성적으로 시즌을 끝냈다.
이번 시즌 전, 나는 주변의 한국 지인으로부터 "(박찬호에) 기대가 크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모든 힘을 다 발휘한 것 같은 느낌이다.
박찬호는 아내가 재일한국인이라는 점도 있어서 일본 프로야구 추천을 받았다고 하는데, 장래 야구 지도자로 걸어갈 것을 생각하면, 1년 정도의 일본 야구 경험은 향후 지도자가 되었을 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박찬호 본인은 구단과 이별을 고할 때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구단간부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게다가 이승엽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퇴단한다.
오릭스는 이번 시즌 최종전, 본거지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후쿠오카)와의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기기만 했어도 3위로 (퍼시픽 리그) 플레이 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지고 말았다.
상대팀 소프트뱅크는 이미 리그 1위가 결정돼 그다지 경기에 온 힘을 쏟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릭스 쪽이 딱딱하게 긴장한 모습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결국 세이부에 역전당하고, 4위로 전락했다.
이 경기에서 최후의 타자가 바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제가 부진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10월 들어 전체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팀의 패배원인 중 하나를 자신의 부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둘 다 한국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시즌 박찬호와 이승엽 등 한국 선수들은 부진에 시달리다가 구단을 떠났지만, 오릭스는 스폰서 획득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이대호 등 한국 선수들에게 계속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오릭스 홈 경기에서 TV에 크게 비추고 있던 광고는 'NAVER'라는 글자였다. 이 글자는 포수 뒷쪽 네트 간판에 걸려 자주 TV에 노출됐다. 네이버는 한국 포털사이트로, 일본에서 일본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있었던 것은 한국 국내 텔레비전 방영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메이저에도 마쓰이 선수나 이치로 선수가 소속한 팀 구장에서는 커다란 일본 기업 가판광고가 일본어로 게재돼 있다. 현지 사람들은 읽지 못하겠지만, 위성중계를 보는 일본 시청자들에게는 꽤 큰 효과를 주고 있다. 양키즈 스타디움에 '요미우리 신문'이라고 쓰여져 있거나 '에스테', '학습숙(学習塾)' 등 일본어가 많이 보이는 것은 많은 일본 스폰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릭스 공식 스폰서로는 이미 한게임이 있다. 이번 시즌 한국 선수들은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일본 구단에게 한국 기업이 스폰서로서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스포츠지 복면데스크)
* 이 글은 현재 일본 유력 스포츠지 데스크를 맡고 있는 복면데스크가 기고해 주신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