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과(欂科) 식물의 모양은 쉽게 사각형으로 바꿀 수 있는 걸까?
얼마전 200,000원을 호가하는 네모난 수박에 이어, 이번에는 도쿄 미드타운의 고급 과일가게에서 네모난 멜론을 발견했다.
네모난 수박과 나란히 진열돼 있는 이 네모난 멜론은 아이치현(愛知県)산이며, '가쿠메로(カクメロ)'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마치 장난감과 같이 한 손 위에 올릴 수 있는 아기자기한 크기지만, 가까이서 향을 맡으면 진하게 멜론향이 나는 것이, 틀림없는 멜론이다.
▲네모난 수박이 일반 수박보다 작은 것을 감안하면, 가쿠메로(カクメロ)는 정말 작고 귀여운 과일.©구지은 /jpnews | |
그런데 네모난 수박에는 15,750엔이라는 값이 매겨져 있는 반면에, 멜론에는 가격 대신 '참고용' 이라는 말만 적혀있다.
같은 '관상용' 과일임에도 왜 '가쿠메로(カクメロ)' 에는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것일까?
점장은 "진열된 멜론은 내부 상태가 좋지 않고, 현재 도쿄 부근에는 수량이 한정돼 있을 뿐더러, 더이상 물건을 들여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네모난 멜론은 일본 사람들에게도 신기할 터. 옆에서 같이 멜론을 구경하던 손님들 대부분이 "에~ 신기하다", "처음보는데, 재밌다 ", "멜론 봐 ! 귀여워~ "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 '가쿠메로(カクメロ)'는 사각형이라는 특징 외에도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가쿠메로(カクメロ)'를 만든 사람이 전문가나 생계형농가가 아닌 아이치현립(愛知県立) 농업고등학교의 학생들이며, 학생들 스스로가 발안하여 약 5년간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가쿠메로(カクメロ)'는 일반 멜론에 비해 당도 분포가 넓기 때문에 껍질에 가까운 부분에서도 단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외형 뿐만 아니라 안쪽도 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당도 분포 비교. 가쿠메로(カクメロ)의 당도가 더 넓게 분포되어 있다. | |
'가쿠메로(カクメロ)'의 가격대는 1만 ~ 1만 5천엔 사이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으로 홍콩으로 수출되었고, 올해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가쿠메로'라는 명칭은 사각 멜론으로 혁명을 일으키고 싶다는 바람에서, 가쿠(革, '혁명'의 혁)와 멜론을 결합시켜 만든 조어라고 한다.
네모난 '관상용' 수박이 먹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라고 한다면, '가쿠메로'야 말로 시각・미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해 주는 '보기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은 떡'에 해당된다.
또한 학생들이 합심해서 만들어낸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과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쿠메로'도 얼짱각도로 찍으니 제일 멋있다. ©구지은 /jpnews | |
▲ 왼편의 블루베리 잼 통보다 조금 크다. ©구지은 /jpnews | |
▲밑에서 보니 더욱 각져보이는 네모난 수박. ©구지은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