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쌀 출하를 앞두고 일본쌀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사가 3일부터 발표된 가운데, 벌써부터 도쿄도내에서는 묵은 쌀(2010년 산) 품절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도쿄 메구로구의 60년된 쌀전문점 '스즈노부'에서는 4일 묵은 쌀을 구입하러 온 주부들이 줄을 섰다. 가게에는 6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쌀자루를 꺼내와 정미작업과 포장을 하고 있지만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스즈노부를 이어오고 있는 주인 니시지마 도요조(50) 씨는 "며칠 전부터 묵은 쌀을 대량구입하려는 손님이 몰려들어 대지진 직후 쌀 사재기 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묵은쌀이 갑자기 각광받고 있는 것은 올 7월 중순, 후쿠시마 제 1원전사고 영향으로 소 먹이로 사용된 볏짚에서 고농도 세슘이 검출되면서부터다. 소고기 오염도 문제지만, 일본인의 주식인 쌀에도 오염이 있을 수 있다는 공포로 인해, 지난해 쌀을 사 두려는 주부가 폭증했다.
가게에는 최근 "쌀 브랜드는 어디 것이어도 괜찮은데 작년 쌀을 찾고 있다", "한 사람 앞에 몇 킬로그램이나 살 수 있나" 등 200건 이상의 문의전화가 왔고, 인터넷으로 판매되던 작년 쌀은 이미 완매되어버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후, 대부분의 쌀 도매상에서 작년 쌀 가격을 올렸다고 한다. 니시지마 씨 설명에 따르면, 대지진 전과 비교해 각 브랜드 쌀은 30~5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1년 전 쌀이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데도 불안 때문인지 원전에서 먼 남쪽 지방에서 출하된 햅쌀도 전혀 팔리지 않고, 묵은 쌀만 팔리고 있다.
이 가게에서 니이가타산 코시히카리 작년쌀 30킬로그램을 구입한 30대 주부는 "일본 정부가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다. 내 아이에게는 안전한 쌀을 먹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3일 농림수산부는 수확기를 앞두고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인근 13개 지역의 쌀을 수확 전과 후 2단계에 걸쳐 철저하게 방사성 물질 안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하여 쌀에서 500베크렐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 소규모 지자체 단위로 쌀 출하를 정지하고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지진 이후, 일본 슈퍼, 편의점에 쌀과 물, 컵라면이 동나던 때가 벌써 반년전, 이제 일본에는 주식 쌀까지 방사성 물질 오염에 떨게 되면서 다시 한번 사재기 열풍에 시달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