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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최고 입담꾼 신스케. 인기급락 이유는?
일본 정상급 MC 시마다 신스케의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이청(인턴기자)
일본의 방송 전문지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좋아하는 예능인(芸人), 싫어하는 예능인' 을 발표했다.
 
올해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최정상급 사회자 '시마다 신스케(55).' 그는 싫어하는 예능인 1위에 올랐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그에 대한 호불호가 상당했다. 예전 기록(동일 조사)을 보면 최근 3년간 '싫다' 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좋다' 에도 5위 안에는 랭크됐다. 그러나 올해는 '좋다' 순위가 16위로 대폭 추락했다.
 
이는 그의 인기가 그만큼 많이 떨어졌다는 의미에 다름아닐 터.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기사회자로 일본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시마다 신스케  ©JPNews/ 야마모토 히로키

일본TV는 채널 수도 많고 오락 프로그램도 다양하지만, 정작 그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사회자는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역량있는 사회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개그맨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단독 MC로 각광을 받는 이는 사실 한자리수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을 강호동, 유재석이 이끌고 있는 것처럼, 일본도 20년 넘게 예능 프로그램 사회자로 군림해 온 이들이 있다. 코메디언으로 데뷔, 지금은 영화감독으로도 해외에 널리 알려진 비트 타케시(감독명은 기타노 타케시:北野武)는, 한 때 고정프로그램이 7-8개가 될 정도로 절대적인 파워를 자랑했다. 그래서 '다케시 군단'이 없으면 오락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고 할만큼 80-90년대에는 그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그 다음이 아카시야 산마, 시마다 신스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일본식 만담을 칭하는 '만자이' 출신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는 벌써 몇십 년이 지난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마다 신스케는 최근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을 키우거나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등 프로듀서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출연한 게스트들에게 직접 내뱉는 촌철살인형 독설. 그의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저 장면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튀어나올 수 있을까? 감탄할 정도로 순발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아카시야 산마 같은 밝은 천성과 구수한 입담, 후루다치 이치로우"(古館伊知郎, 프리 아나운서) 같은 논리적인 면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겸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에게 '독설'을 퍼붓는 캐릭터를 정착시켰다.
 
이같은 시마다에 대해 일본코메디계에서 '천재'로 인정받는 비트 타케시가, "사회자로는 시마다를 이길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을 만큼, 현재 일본에서 확고부동한 지위를 지켜오고 있다. 지금도 한 주에 6개 프로그램의 진행을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베테랑 연예 라이터 혼다 씨는 그를 가리켜 '방송계의 제왕" 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최근 그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싫어하는 예능인 2011’ 에서는 조사 이후 9년 연속 부동의 1위였던 '江頭 2:50’ 을 물리치고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시청률 20%를 유지해오며 '시청률 남자 '로 불렸던 그의 프로그램에서도 시청률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혼다 씨가 취재한 방송관계자는 시마다에 대해 "똑같은 모습에 시청자가 질렸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인은 이것만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그에 대한 '어두운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결정적인 것은 2009년에 발생했다. TBS가 매년 가을에 자사 방송에 출연했던 많은 스타를 초대해 퀴즈 등을 펼치는 대형 생방송 프로그램 ' 2009년 올스타 감사제 '(2009년 10월3일) 에서, 신인 개그맨 그룹 '도쿄 03’ 맴버를 생방송 중에 멱살을 잡고 "니들이 (나를)우습게 봐, (방송계에서) 지워버린다" 며 폭행 직전까지 가는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때렸다는 말도 있다)
 
이 장면은 결국 유튜브에 오르는 등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시마다가 생방송 중에 폭발한 이유는 프로그램 시작 전에 '인사하러 오지 않았다는 것' 과 방송 중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걸까.

비트 타케시가 쓴 '게세와나 작법'(下世話な作法, 속설 작법)이라는 책을 보면, 예인이 되기 위해 동경하는 스승 밑에 들어가 신발 놓는 법부터, 화장하는 법, 인사하는 법 등 엄격한 도제제도 속에서 예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일본 방송계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그맨들이 대중의 인기를 끌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이 개그맨이 되기 위해 방송국으로 몰려들었다. 
 
방송사 또한, 일본 최고의 경기호조 끝물을 타던 90년대 이후, 개그맨뿐만 아니라 탤런트도 대거 필요했다. 바로 이 수요에 맞춰 많은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방송계에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엄격한 도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은 개그맨들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신인들을 가리켜 앞의 혼다 씨는 "최근 개그맨들이 신인 시절의 어려움은 알아도 엄격한 예법이 몸에 배어 있지는 않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도쿄03’도 2009년 일본의 콩트 대회인 '킹 오브 콩트' 에 우승하면서 갑자기 인기를 얻은 콤비그룹이었고, 주목받으면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했다. 그런 연유로 '올스타 감사제'에도 생방송 시작 직전에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종합 사회를 보는 시마다 신스케와는 일면식도 없이 생방송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신스케가 아무리 예능 베테랑이라도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인까지 알 수는 없는 법. 서로 얼굴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회를 보게 된 시마다는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도쿄03’도 잘못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많은 연예인이 출연한 생방송에서, 그것도 폭행에 가까운 행동과 폭언은 당시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게다가 시마다 신스케는 2004년에도 요시모토 흥업(자신의 소속사) 소속의 여성 매니저를 폭행, 결국 재판까지 갔다. 신스케는 사건 후 눈물을 흘리며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그의 이미지는 땅에 추락할 대로 추락한 뒤였다. 그 후 20%를 넘나들던 시청률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그의 존재가 방송계에서 절대적이다보니 '도쿄 03사건'은 소문만 무성할 뿐, 행동으로 나타난 징후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방송계에서 쉬쉬했다. '감사제' 프로에 참여했던 동료 방송인이나 제작 스텝들조차 시마다의 폭력성에 대해 공론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변호하기에 바빴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버라이어티쇼 인기 사회자 넘버원인 '방송계의 제왕'에 대해 감히 비판의 화살을 겨눌 수가 없었던 것. 
 
바로 이 같은 그의 횡포가 결국에는, 닛케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일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분 1위를 차지한 것이리라.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은 지적이 '잘난 척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오랫동안 일본 오락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했던, 그리고 현재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마다 신스케. 그러나 2011년은 그에게 가장 커다란 위기가 되는 그런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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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7/15 [18:28]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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